꽃이면서 꽃이 아니어라
백거이
꽃이면서 꽃이 아니고
안개이면서 안개가 아니어라
한 밤중에 왔다가
날이 새면 떠나가네.
올 때는 봄꿈처럼 잠깐 왔다가
갈 때는 아침 구름처럼 흔적 없이 사라지네.
花非花
花非花 화비화
霧非霧 무비무
夜半來 야반래
天明去 천명거
來如春夢幾多時 래여춘몽기다시
去似朝雲無覓處 거사조운무멱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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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현종과 양귀비의 못 다한 사랑의 시 <장한몽>의 작가 백거이(백낙천) 이
쓴 시입니다. 꽃 이름 맞히기 퀴즈 같은 시이네요.
어느 남자의 연인이 이렇게 한 밤중에 살짝 왔다가 날 새자마자
재빨리 갔나 봅니다. 이렇게 밖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연인 사이인가 봅니다.
참, 백거이는 36세까지 총각이었답니다. 지금 같으면 50대 이후까지
미혼인 셈인데, 그랬으니 슬쩍 숨겨놓은 애인이 있음직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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