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1부 집필 마친 김세곤씨 |
입력시간 : 2010. 01.21.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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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림들의 삶과 역사 25회 걸쳐 담아
'임진왜란과 호남인들' 부제로 2부 연재
현장 찾아 호남 지킨 민초들 이야기 쓸것
본보 기획특집 '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를 연재 중인 김세곤씨(57·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가 최근 1부 집필을 마무리했다.
이 연재물은 2009년 4월부터 지난주까지 9개월 동안 호남 역사와 인물들의 흔적을 찾아 찾아 전라도 곳곳을 답사하고, 역사 속에서 그들을 다시 만나 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냈다.
김씨는 시지인(時地人) 세 가지를 요소로 조선왕조 중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을 거쳐 선조 임금이 집권한 시기인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중반까지 4대사화로 희생되었거나 시련을 겪은 사람들과 호남 사림들의 삶과 역사를 25회에 걸쳐 담아냈다.
'호남 정신의 뿌리를 찾아서'는 '임진왜란과 호남인들'을 부제로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2부 연재 역시 역사인물 기행 형태로 임진왜란 역사 현장을 찾아 호남의 의병장과 막료들, 수군들과 승병들 그리고 무명용사들의 이야기와 호남을 지킨 민초와 절개를 지킨 여인들 이야기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세곤씨와의 일문일답.
-그동안 2009년 4월부터 2010년 1월까지 9개월간 장기 연재물 '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를 집필하시느라 고생하셨다. 연재 동기는 ?
▲수 십 년 전에 소설과 영화로 히트한 '뿌리'는 미국 흑인들의 뿌리를 찾는 이야기다. 특히 영화에서 흑인들의 조상을 찾아서 아프리카를 찾아가고 노예생활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호남인이다. 호남인으로서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떤 원형질 인지', '나의 정신세계에 어떤 호남기질이 자리 잡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 연재를 하게 된 동기다.
-왜 제목을 '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라고 정하였는지?
▲호남(또는 전라도)을 의향, 예향, 문향이라고 한다. 이렇게 호남을 의향 등으로 지칭하는 중심에는 호남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그 호남 정신의 뿌리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를 찾고자 하는 의미에서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
-이번 연재에서 다룬 주제는?
▲호남정신의 큰 맥은 의(義)이다. 의리(義理), 정의(正義), 절의(節義)로 표현되는 의는 사람이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도리이고 유학자들에게는 반드시 갖추어야할 네 가지 덕목 인의예지(仁義禮智) 중 한 가지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자 한 의리 정신. 의(義)의 길이 호남 정신의 큰 맥이며 호남인의 정체성(正體性)을 찾게 되었고 호남인으로서의 자존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는 핵심이다.
-연재의 배경과 역사인물을 다루게 된 이유는?
▲'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는 시지인( 時地人) 세 가지를 요소로 전개한 이야기이다. 먼저 시간은 16세기로서 이 시기는 조선 왕조 중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을 거쳐 선조 임금이 집권한 시기이다. 특히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중반까지 4대사화가 일어났다. 1498년 무오사화를 시작으로 1504년 갑자사화, 1519년 기묘사화, 그리고 1545년 을사사화와 1547년에 양재역 벽서 사건이 일어났다.
다음으로 공간은 호남이다. 마지막으로 인물은 호남사림(士林)들입니다. 호남사림들은 유학을 숭상한 사람들로서 고향이 호남이거나 호남에서 유배 또는 관직 생활을 한 선비들이다.
-1부 연재 개요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그동안 26회에 걸쳐 연재한 글은 주로 4대 사화로 희생되었거나 시련을 겪은 사람들 이야기가 그 중심이다. 맨 처음 시작은 무오사화, 갑자사화 희생자들이다. 무오사화는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단종을 죽이는 처사를 인륜(人倫)에 어긋나는 것으로 평가한 사관 김일손의 의기(義氣)에서 비롯됐다. 그 희생자들이 김종직, 김일손, 김굉필, 정여창, 최부 등이다.
1519년에 일어난 기묘사화는 호남 유학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치주의를 표방한 개혁파 조광조가 화순으로 유배를 와서 사약을 받고 죽었기 때문이다. 그의 시신을 수습한 양팽손의 행동도 의롭다. 사화로 창평에서 살게 된 가사문학의 대가 정철도 송강정에서 만났다.
-자료수집과 현장답사는 주로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간 호남인물에 대하여 연구한 전문서적들과 책들을 본다. 소설이나 수필집도 챙겨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야기 거리가 되는 흥미있는 야사나 야담집은 꼭 본다.
-한문 원전을 직접 보시는지?
▲한문 원전을 직접 보기는 어렵다. 국역본을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일재 이항의 글을 쓸 때는 국역 일재집을 구하여 보았다. 다만 한글 번역 글이 조금 이상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면 한문 원전을 보면서 다시 재해석하여 정리를 한다.
-현장 답사를 하시는 이유는?
▲현장 답사에는 흔적이 있다. 그 흔적 속에 역사책에서만 본 것과는 다른 느낌인 역사적 성찰이 있다.
-사진도 직접 찍는지?
▲디카는 현장 답사 시 필수 휴대품이다. 사진을 여러 장 찍으면 좋은 사진 하나쯤을 건질 수 있다. 요즘은 글도 시각적이어야 더 독자가 많이 본다. 또한 사진을 보면서 글을 쓰면 훨씬 현장감이 있다.
-그동안 연재 시 애로점은?
▲특별한 애로는 없었지만, 원고료를 안 받고 글을 쓴다는 점이 글을 쓰는 데 걸림돌이 된 적이 있었다. 사실 글도 금전적 보상이 어느 정도 따라야 쓰게 되는 것 같다. 간혹 글이 안 써질 때, 시간이 많지 않아 허둥댈 때는 '자기 비용 들여가면서 책 사보고, 답사 다니면서 까지 무엇 때문에 글 쓰는 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 김위원장께서는 이번의 호남 정신 연재 외에도 이미 '고봉, 퇴계를 그리워하다' '송강문학기행-전남담양' '남도문화의 향기에 취하여-정과 한의 역사기행' 등 책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역사인물 기행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역사는 과거의 기록을 통하여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모색하는 작업이다. 호남의 역사 인물들을 통하여 현재를 사는 호남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살아야 할지를 모색하고자 이 연재를 하게 된 것이다.
-역사학자도 아닌 공무원이 왜 역사인물 연재를 하시는지?
▲글은 전문 작가만 쓰는 것이 아니고 역사는 역사학자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아마추어도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면 프로의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호남 정신 연재를 계속할 것인지?
▲연재를 계속 할 것이다. 1592년 임진왜란은 조선 역사에 있어서 큰 분기점이다. 이 국난 극복을 위하여 호남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였는지를 알기 위하여 연재를 계속하고자 한다. 다시 말하면 의리정신을 충의, 호국정신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 2부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잡으신 건지.
▲2부에는 '임진왜란과 호남인들'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연재할 것이다. 이 연재 역시 역사인물 기행 형태가 될 것이다. 1592년 7월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고경명, 고인후 부자와 유팽로, 안영을 만나러 충남 금산을 찾아 갈 것이고, 1593년 6월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남강에 투신한 김천일, 최경회, 고종후, 그리고 왜장과 같이 목숨 바친 의기 논개를 만나러 경남 진주를 갈 것이다. 이순신 장군을 도운 전라도 사람들을 찾아서 여수 진남관과 충민사를 답사하고, 수군 승병활동을 한 자운, 옥형 스님의 흔적을 찾아서 흥국사와 석천사도 가련다.
-이 연재를 테마기행으로 관광 상품화하여도 좋다고 생각되는 데 이에 대한 구상은?
▲이 연재는 스토리 위주 글이다. 알기 쉽고, 재미있고, 느낌이 있도록(또는 울림이 있는) 글을 쓰고자 노력한 대중을 위한 글이다. 또한 답사기행도 주제가 있어야 한다. 길이라는 테마기행은 유학에 관심이 많은 나이 드신 분들이나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 그리고 지도자가 되려는 분들에게 성철과 느낌을 부여하는 품격 높은 테마기행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호남 지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토요일 자율학습 시간에 호남 역사 문화에 대한 강의 듣기와 현장 답사가 있었으면 한다. 최민석기자·사진=박재완(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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