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읽기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2)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김세곤 (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당신의 지치고 초라해진 모습에

눈물이 고이면

제가 닦아 드리겠습니다.

내가 당신 곁에 있어줄게요


살아가기 힘든 때

친구마저도 찾아볼 수 없을 때

험한 세상을 건너는 다리가

되어 드릴게요.



당신이 어려울 때나

거리에서 방황할 때나

견디기 어려운 어둠이 깔리더라도

제가 보호해 드릴게요.

항상 당신 편에 서 있을게요.



1970년대의 최고의 팝송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Bridge over Troubled Water >를 듣는다.  며칠 전  뉴욕타임즈는 경제 불황 시기에 가장 인기곡이 사이몬과 가핑걸이 듀엣으로 부른 바로 이 노래라고 보도하고 있다. 경제 불황시기에는 길고 느리고 가사에 의미가 담긴 노래가 인기라는 대중문화 비평가의 논평에  크게 공감하면서 대학교 다닐 때 즐겨 들었던 이 노래를 다시 듣고 있다.


 

요즘 정말 힘든 시절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다.  혹자는 경제 공황이라고 까지  이야기 한다.  역사 책 에서나  배웠던 1929년 경제 대공황의  그늘이 전 세계에 몰아닥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금융 시장, 부동산 시장, 실물 경제가 충격을 넘어 공포이다. 주식시장은 이미 1년 전의 2,000 포인트에서 1,000포인트로  반 토막이 났고 어디가 바닥인지도 알 수 없이 연일 대폭락하고 있다. 이미 자산의 절반 이상을 손해 보고 있는 펀드 가입자들은  허탈에 빠져서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  부동산은 어떠한가. 집 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고  대출을 받아 집 산 사람들은 죽을 지경이다. 심지어 실 거래가가 대출가액보다 낮은 아파트도 생겼다.

 

  실물경제도 죽 쓰고 있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고 장사도 잘 안된다. 점심시간에 사무실 근처 식당을 가 보면 평소보다 1/3 정도 밖에 손님이 없다. 대형마트도 한산하고 재래시장은 더욱 썰렁하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IT시장, 자동차 시장 침체로 수출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오늘 아침 지방신문에 난 “기아차 광주공장의 수출 감소가 광주 지역경제에 먹구름”이라는 기사는 너무 경악스럽다.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실업의 그늘로 이어진다. 기업은 신규 취업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데리고 있던 근로자들도 감원을 고려하여야 할 형편이다. ILO는 내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천 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미국, 유럽, 홍콩, 호주등은 이미 감원에 들어갔다.   


   한편으로는 이럴 때 일수록 어떻게 하든지 살아남아야 한다. 마냥 한숨만 쉬고  비관만 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공포에 질려서 병들어 몸 져 누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하루하루를 잘 견디면서 살아야 한다. 암흑의 터널을 가고 있어도 언제인가는 빛이 보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는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연설을  상기 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부터 하여야 한다.


  그리고 좀 형편이 나은 사람들은 더 어려운 사람들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야 한다. 기업하는 사람은 너무 힘이 들더라도 근로자를 안고 가야 한다. 근로자들도 직장이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알고 견디어야 한다.  노사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달래주는 노래라도 같이 부르면서 서로를 보듬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공포와 불안과 범죄들이 나타 날수 있다. 시련의 시간이 지나면 쨍하고 해 뜰 날이 있으리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모두들 힘을 내자.




그대여 노를 저으세요.

계속 나아가세요.

당신 앞에 빛나는 날이 옵니다

그 곳에 당신의 모든 꿈

찬란한 당신의 꿈을 보세요.


동행이 필요하면

내가 곁에 있어 줄게요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마음 편히 해 드릴게요.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 2008.10.23 호남일보 기고 )





'세상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혹독한 겨울 나기  (0) 2008.11.12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l  (0) 2008.11.10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0) 2008.10.22
엄마가 뿔 났다...  (0) 2008.07.21
문제는 경제야!  (0) 2008.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