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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만나는 여행

담양 소쇄원, 귀거래사, 제월당 방안에서

귀거래사

 

                                   도연명

자, 돌아가자. 歸去來兮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미 내가 잘못하여 스스로 벼슬살이를 하였고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괴롭혔거늘 어찌 혼자 한탄하고 슬퍼만 하겠는가?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았노라.


(중략)

이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부귀는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오.

또 죽은 후에 천제가 사는 천국에서 살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때가 좋다 생각되면 혼자 나가서 거닐고,

때로는 지팡이를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