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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래를 위하여

경영, 법학, 공학 그리고 의학의 융합

법학· 의학·공학도 경영학 배워야
바야흐로 경영의 시대다.

개인, 가정에서부터 기업, 국가에 이르기까지 경영 개념을 도입하지 않는 사회 분야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학문적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업을 비롯한 사회 주체를 연구하는 학문적 특성과는 달리 법학 의학 공학 등 인접 학문과 연계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경영학회는 매일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지난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법학, 의학ㆍ보건학, 공학과 복수학위 MBA 프로그램`을 주제로 각 학문을 대표하는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조현재 매일경제신문사 국차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학문별 연계 교육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경영학이 법학이나 공학은 물론 사람을 다루는 의학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학문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인기 한국경영학회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영학과 법학 의학 공학 복수전공 프로그램이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제 국내에서도 타 학문 이론을 받아들여온 경영학을 다른 분야로 확대ㆍ적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완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는 "경영학과 기업 실무를 모르는 사람은 기업법을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며 "철학 같은 순수학문조차 경영철학 등을 통해 경영학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왕규창 서울대 의과대학장 역시 "인문사회의학이라고 얘기할 만큼 최근 의학에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며 "커뮤니케이션, 변화 관리 등 경영학 개념을 학교 강의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영학과 비교적 활발하게 `통섭(consilienceㆍ학문간 통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공학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김문겸 연세대 공과대학장은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가장 부족한 것이 경영 마인드"라며 "엔지니어에게 경영학을 교육하는 일은 이미 필수가 됐다"고 얘기했다.

참석자들은 경영학과 법학 의학 공학 복수 학위 프로그램이 학문 간 벽을 허물고 통섭 시대의 효과적인 인재육성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창신 교육인적자원부 대학혁신추진단장은 "외국 명문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수강하는 학생이 전체 중 25%에 달할 정도로 경영학은 인문사회 분야에서 가장 발전된 학문"이라며 "경영학이 포함된 대학원 과정의 전문 교육을 통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전문가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경영학과 법학을 모두 알아야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법률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만큼 JD-MBA(법학박사ㆍ경영학석사) 프로그램 도입 논의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 회장은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경영학 지식이 아닌 기초학문 소양 부족으로 모자람을 느낄 때가 있다"며 "학부에서는 기초학문을, 전문대학원에서는 직업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킴으로써 21세기에 맞는 글로벌 리더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문 간 통합 교육이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주 회장은 "미국에서는 하버드 의대 출신 등이 경영컨설팅 회사에 입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복수 학위 프로그램은 경영학에 관심이 있지만 시간ㆍ비용 부담으로 고민하는 의학ㆍ법학ㆍ공학도들에게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왕 학장도 "모든 의대생들이 MBA를 원하지는 않겠지만 MD-MBA(의학박사ㆍ경영학석사) 등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압축과정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 = 조현재 매경 국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