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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칼럼 모음

성장과 변화를 선택한 프랑스

[사설] 성장과 변화를 선택한 프랑스

프랑스 국민은 성장을 위한 개혁과 그 개혁을 단호하게 밀어붙일 강한 리더십을 선택했다.

세계적 관심 속에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개혁성향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는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에게 낙승을 거뒀다.

사르코지 경제정책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예컨대 산업정책에서는 시장개입에 적극적이다.

2004년 재무장관 시절 스스로 공적자금을 투입해 알스톰사를 살려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가 하면 작년에 철강업체 아르셀로가 미탈에 매각된 일에 대해선 크게 못마땅해 하고 있다.

지난 25년 사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7위에서 17위까지 밀려버린 프랑스 국민들에게 사르코지의 이 같은 '강한 프랑스' '강한 프랑스 기업' 호소는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에게 각인된 사르코지 경제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노동ㆍ조세ㆍ교육 분야와 관련한 자유주의적 요소들이다.

사르코지는 우선 사회당 주도로 실시돼 온 주35시간 노동제에 반대하며 35시간 이상 노동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면제하자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을 늘려 더 일하고 더 많이 벌자"며 프랑스 국민의 고용불안에 대응한 게 주효했다.

또 재산세 소득세 등 최고 세율을 60%에서 50%로 낮추고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되돌려 대학간 경쟁을 유도하자고 주장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르코지는 외교에서도 친미 위주 실리지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프랑스와 반세기 만의 관계 복원을 기대하며 한껏 선거결과를 환영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오랜만에 형성된 미국ㆍ영국ㆍ프랑스 3각 외교축이 앞으로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북한 핵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집권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독일에 이어 프랑스가 다시 우파 지도자를 선택했다.

유럽에 좌파 퇴조 분위기가 새롭게 감지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대신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국가이익 극대화에 서슴없이 나서는 게 요즘 유럽 모습이다.

그동안 유럽병에 대한 스스로의 반작용이자 21세기형 실용주의 노선의 승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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