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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살리기 -문사철, 시서화

한학 인기 2

 

 

 

한학 인기… “실생활에 고전의 지혜 큰 도움”

송양정사에서 논어를 배웠던 동국대 대학원생 김정미씨는 동양미술사를 공부하기 위해 한학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성인의 말씀을 음식에 비유하기는 좀 그렇지만 읽을 때마다 씹는 맛이 다르다”며 “읽으면 읽을수록 단물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한문은 뜻글자이다 보니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의미가 깊어진다는 것이다. 김씨는 또 “대학의 강의식 수업에서 얻기 어려운 깨달음을 서당에서 자연스레 얻게 된다”며 “서당 경험을 한번쯤 해보면 좋다”고 전했다.

성주군청의 ‘고전 학습회’는 한학을 공부하는 공무원이 뭉친 모임이다. 이 학습회는 1998년 IMF체제 이후 공무원일수록 여가 시간을 소모적으로 보내지 말고 좋은 활동을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두 시간씩 모이는데 현재 회원은 12명으로, 공무원과 일반 직장인이 반반이다. 8년간을 이어져 온 학습회는 그간 소학, 대학, 논어, 중용, 맹자를 떼고 지금은 시경을 공부하고 있다.

부산의 퇴계학연구원에서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학 강의를 하고 있다. 수업료는 무료이다. 이곳에서 강의를 듣는 순수란(55)씨는 “전통과 현실을 융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면서 “한학을 공부하면서 옛것을 버리지 않고 후손이 다시 살린다는 뜻의 온고지신의 말뜻을 실감한다”고 했다.

▲ 청학동운봉서당에서 사자소학을 배우는 어린이들.
지리산 기슭의 청학동운봉서당처럼 아이들만을 상대로 한학을 가르치는 곳도 있다. 정확한 위치는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청학동이다. 이곳에서는 현대 사회의 학생에게 고대 화랑의 삼륜오계를 교육훈으로 삼아 인성교육을 시킨다. 유치원생, 초등생, 중등생을 대상으로 하며 교육 기간은 1~4주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크게 인성학습과 체험학습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인성학습에 한학 수업이 들어간다. 단기반에서는 사자소학과 명심보감을 배우고 장기반에서는 천자문과 동몽선습을 배운다. 예절학습과 한국학 강의, 한방차체조, 무예체험, 전통놀이, 전통문화체험, 명상체험, 향토역사탐방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한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고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현재 생활을 반추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역연수원의 특강을 듣는 주창경씨의 말은 그런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아주 오래된 성경이 현재 우리의 생활에 적용되는 것처럼 고대 동양의 성현이 남긴 글도 똑같아요. 그분들의 말씀도 현대인의 삶에 커다란 지혜를 주거든요.”

하지만 젊은층은 ‘한학을 왜 배워야 하냐’는 반응을 주로 보인다. 연세대학교 3학년 김현우씨는 “한학을 한다고 취업이나 고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학점관리하랴, 영어공부하랴, 아르바이트하랴 바쁜데 언제 한학을 배우느냐”고 했다.

대치동 서당의 최권흥 훈장은 이런 젊은이에게 할 말이 많다. “사람에게는 지도자가 되어 살아가는 길과 남의 지도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길 두 가지가 있어요. 그런데 이미 3000년 전에 공자는 지도자의 길에 대해서 이야기를 다 했어요. 그 내용이 담긴 것이 논어이니,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합니다.”

국역연수원의 박소동 교수는 “한자를 공부하면 우리의 국어를 윤택하게 사용할 수 있고, 한문을 공부하면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며 한학의 의미를 설명했다. 안경이 흐릿한 사물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듯이, 한자는 표음문자인 한글의 한계를 보완해줌으로써 우리의 언어를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박소동 교수는 “한학을 한다는 것은 나보다 앞선 사람이 쌓아 놓은 슬기와 철학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배우는 것이므로 수준 높은 정신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삶 자체가 윤택해진다”고 말했다.

 

 

 

 

한학 인기… “실생활에 고전의 지혜 큰 도움”
한학 전문인 양성 프로그램

한학 특강은 일반인 가운데 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수학 기회를 준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문 연구인을 양성하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의 한학 연수 장학생 프로그램은 인문학, 사회과학 분야에서 동양관계 연구를 하려는 학생 중 우수한 대학생을 뽑아 사서삼경 등 한학의 기본 경전과 주요 전적을 학습·지도한다. 특히 우수한 사람은 자체 시험을 치러 동양학 연구장학생으로 선발해 국내 또는 해외에서의 박사과정을 지원한다.

국역연수원도 원로 한학자를 계승하여 고전국역을 담당할 인재 양성과 국역연구자의 한문연수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일반인과 대학생 중에서 한학에 뜻이 있고 실력을 가진 사람을 선발해 3년간 학사과정을 거친다. 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장학금을 지급하고 방학 중에는 지리산 효산서원에서의 서원학습 기회를 부여한다.

한학 공부할 수 있는 곳

동천서숙 서울 마포구 마포동 02-702-2553
국역연수원 한학특강 서울 종로구 구기동 02-391-5251
대치3동 문화센터 한문서당 서울 강남구 대치동 02-567-0447
청담2동 문화센터 한문서당 서울 강남구 청담동 02-512-9321
수원향교 명륜대학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031-245-7778
송양정사 대전 유성구 송경동 042-825-3236
성산도의마을서당 충남 예산군 041-337-0477
계명한학촌 대구 달서구 신당동 053-580-6984
퇴계학연구원 고전강의 부산 부산진구 전포2동 051-819-8587
청학동운봉서당 경남 하동군 청암면 055-883-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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