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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poet 한 편

메밀꽃 피는 데 -조희룡

 

 

 

메밀꽃 피는 데


                       조희룡



메밀꽃 활짝 피어 있고

저녁노을은 화사한데


끊어진 다리, 시든 버들에

매미가 홀로 우네.


허수아비 마주보며

나무장승처럼 서 있으니


너른 들판에서  곡식이 아주 많이 나오길

가호 訶護하는  마음이네.




蕎麥花開夕照明              교맥화개석조명

斷橋衰柳獨蟬鳴              단교쇠류독선명

艸人相對堠人立              초인상대후인립

訶護平田萬斛情              가호평전만곡정



 *****************

매화에 미친 화가 조희룡(1789-1866). 1851년에 그는  추사 김정희의 심복으로 지목되어  신안 임자도로 귀양을 간다.  이 귀양지에서 무릇 눈으로 보는 바와 마음에 기억되는 바를 모두 시와 글로 쓴다. 그 모음집이 우해악암고 又海岳庵稿이다.


이 시는 마치 한 폭의 그림이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메밀꽃이 피어 있는 저녁노을

끊어진 다리, 시든 버들에서 우는 매미

들판에 서서 참새 쫓는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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