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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대한 시

선운사에서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 처럼

잊는 것 또한  그헐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집 ' 서른 잔치는 끝났다'에서 1994

 

 

****************

 

 이 시를 읽노라면

 

한 나절 꽃이 피려고 힘들게 바둥대다가

 

한 순간에 지는 인생들을 생각합니다.

 

 

사람도 잘 되기는 무지무지 힘들어도

 

무너지기는 한 순간입니다.  

 

 

 

 

배 꽃 , 양인옥

 

 

 

 

장미 ,소재   박춘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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