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종 교수의 아바나 행 여행을 이 스크랩 글로 따라 간다.
참 재미있다. 여행을 못 가도 헤밍웨이를 만날 수 있다.
[영화가 머무른 자리] |
‘노인과 바다’의 쿠바 아바나 |
어부와 소년, 바다와 삶이 있는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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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이형준 |
스펜서 트레이시의 명연(名演)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1958년작 ‘노인과 바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평생 고기 잡는 일에 종사한 노인의 집념과 내면을 고즈넉하게 담아낸 화면은 대부분 헤밍웨이가 집필하는 동안 머무른 곳이자 소설의 배경이 된 아바나(Havana) 외곽의 작은 항구마을 코히말에서 촬영됐다. 아바나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코히말은 100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자그마한 시골이다. 영화 도입부에 어부 산티아고(스펜서 트레이시)와 그를 따르는 소년 마놀린(펠리페 파조스)이 어구(漁具)를 메고 판잣집으로 귀가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은 마을 앞 해변이다. 필름 속의 아름다운 바닷가와 석조건물, 편안한 느낌의 어촌 풍광은 지금도 그대로다. 어찌 보면 코히말 해변이 곧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해변 곳곳에는 영화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영화를 보고 이곳을 찾은 방문객이 느끼게 될 ‘기시감(旣視感)’은 푸른 바다를 향해 우뚝 솟은 고즈넉한 성에서 시작된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이 자그마한 고성은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아 폐쇄된 상태. 영화를 촬영할 당시만 해도 군사목적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페인트 색이 바랜 벽면을 드러낸 채 마을과 바다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들어가볼 수는 없지만 주변을 둘러보거나 입구 계단까지의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나지막한 방파제에 서서 멕시코 만으로 자취를 감추는 석양을 감상하는 기분은 매혹 그 자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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