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곤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25.09.09 09:20
1948년부터 1951년까지 4년간 앙리 마티스(1869~1954)는 니스 근처 방스에 있는 로제르 성당 장식에 매달렸다.
그가 성당 장식에 매달리게 된 것은 1941년 1월 십이지장암 수술을 받고 1942년에서 1943년 사이에 니스에서 요양하고 있을 때 마티스의 간호사였던 모니크 부주아와의 친교 때문이었다.
나중에 그녀는 아트북 『재즈』의 종이 오리기 (컷 아웃) 작업을 도와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모니크는 1946년에 수녀가 되어 자크–마리로 개명하여 도미니쿠스 수도회에서 지냈고, 다시 방스에서 마티스를 만났다.

마티스는 1943년 시미에가 공습으로 폐허가 되자 방스로 이사하여 1948년까지 거주하였다. 자크-마리 수녀는 수녀들의 예배당으로 쓰이는 방의 창문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들 생각을 하고 마티스와 상의했다. 마티스는 마리 수녀를 적극 돕겠다 하면서 자기가 성당 장식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성당에 스테인드글라스와 십자가의 길 디자인을 제안하였는데 처음부터 빛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주제는 논의를 거친 끝에 요한계시록 제22장 2절에 나오는 구절로 정하였다. 그러면 요한계시록 제22장 1-2절을 읽어보자

“1 천사는 또, 수정같이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나님의 보좌와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흘러 나와서,
2 그 도성의 넓은 거리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양쪽에는 열 두 가지 열매를 맺은 생명 나무가 있어서 달마다 열매를 맺고 그 나뭇잎은 만국 백성을 치료하는 약이 됩니다.”
여기에서 생명의 나무는 영원한 생명과 풍요로움을, 잎사귀는 치유를 상징한다. 마티스는 생명의 나무와 잎사귀, 꽃 등을 종이 오리기 작업으로 장식하였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꼭대기가 반원형인 길고 가는 띠로 이루어졌다.
생명의 나무 잎사귀는 마치 벽 공간에서 뻗어 나오는 것처럼 배열하였고, 이 공간 자체는 나무줄기의 역할을 하였다. 꽃은 꼭대기에 닿기도 하고 바닥에 있기도 하면서 파도처첨 배치되었으며, 색깔은 노랑과 파랑이다. 제단 옆의 창문에는 찬란한 노랑 모양이 파랑과 초록 바탕 위에 놓여 있다.

남아 있는 벽은 흑백으로 장식되었는데 십자가의 길, 성모자, 설교와 학문, 청빈의 삶을 실천한 성 도미니쿠스(1170∽1221)가 표현되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의 수난과 죽음 14처를 역동적으로 드로잉하였는데, 마치 어린아이가 연필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이다.

마티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어린아이가 사물에 다가갈 때 느끼는 신선함과 순진함을 보전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당신은 평성 어린아이로 남아 있으면서도 세계의 사물들로부터 에너지를 길어오는 성인이 되어야 한다.”
성모 마리아는 꽃무늬 도안 속에 있는 꽃처럼 보이는데 ‘AVE’라는 글자가 추가되었다. 수도회 창시자인 성 도미니쿠스는 주름 잡힌 옷을 있고 있는데 나무줄기처럼 보이며, 책을 들고 있는 팔은 줄기에서 자란 가지 같다.
1951년 6월 25일, 마티스가 4년 동안 작업한 성당은 니스 주교의 손으로 축성되었다. 하지만 천식과 협심증 발작으로 마티스는 축성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로제르 성당 축성 이후 마티스에게는 3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 동안에 마티스는 드로잉과 종이 오리기 작업을 계속하였다. 그 중 <푸른 누드> 연작은 유명하다.
니스 앙리 마티스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푸른 누드 IV (1952년)>는 뭔가 만질 수 없는 재료로 만들어진 조각 같은 느낌이다.

1954년 10월 15일, 85세의 마티스는 넬슨 록펠러 부인의 예배당을 위해 만들 예정인 <장미>의 모델을 가져와 마루 위에 늘어놓고 죽음이 다가올 때 까지 작업을 계속하였다.
이후 한 달도 채 안 된 11월 3일에 파블로 피카소(1881∽1973)와 쌍벽을 이룬 야수파의 대가 앙리 마티스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는 시미에 묘지에 묻혔다.
(참고문헌)
o 폴크마 에서스 지음 · 김병화 옮김, 앙리 마티스, 마로니에북스, 2006
'세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일본 가고시마 기행(1) 사이고 다카모리 (1) | 2026.07.12 |
|---|---|
|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독일 프랑크푸르트(67) 유대인 박물관 (10) - 이스라엘 건국과 중동전쟁 (1) | 2025.12.30 |
|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독일 프랑크푸르트(51) 슈테델 미술관- 앙리 마티스(6) 김세곤 여행칼럼니스트/호남역사연구원장 (3) | 2025.07.28 |
|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독일 프랑크푸르트(50) 슈테델 미술관- 앙리 마티스 (5) (5) | 2025.07.21 |
| [김세곤의 세계문화기행] 독일 프랑크푸르트(48) 슈테델 미술관-앙리 마티스 (3) (2) | 2025.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