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독일
-독일 통일과 경제 사회적 부담
이태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2001년
1989년 11월9일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사회주의체제가 종언을 고한 역사적 대사건이다. 이후 1년도 채 안된 1990.10.3에 독일은 통일이 되었다.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독일은 여전히 두개의 독일로 남아 있다. 정치적, 제도적 통일은 이루었으나 아직도 경제적 격차, 사회적 마찰이 상당히 내재되어 있어 내적 통일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경제학자인 이태욱 서강대 교수가 지은 이 책은 책의 부제가 말하여 주듯이 독일통일과정과 그 내용, 그리고 통일과정에서 나타난 사회경제적 갈등과 그 해소책을 알아봄으로서 분단된 한국이 앞으로 남북통일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
이 책의 주요내용은 1. 독일 통일의 대내외적 배경 (통일 당시의 동독경제, 통일의 대내적 배경, 대외적 배경) 2. 독일 통일의 내용과 그 의미 3. 독일 통일의 경제사회적 영향 (단기적 및 중장기적 ) 4 독일통일의 대외적 영향 5 독일 통일의 시사점등이다.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의 무너짐은 토마스 프리드먼의 표현처럼 세계화의 시작이요,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경제민주주의 체제의 승리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 후 몇 달간에 동독 주민들은 서독으로 대규모 이주하고 동독의 정치 경제체제가 급격히 붕괴 위험에 처하여 당초 서독이 몇 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독일의 경제재건을 하려는 계획은 전면 수정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대신 경제통합을 급격히 이루어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1990.7.1 단일 경제체제가 구축되었고, 대내적 합의와 2+4개국의 합의아래 1990.10.3 동독이 서독에 흡수 통합되는 통일을 이루었다.
이 시기의 동 ․ 서독의 상황을 보면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10분의 1 정도 인구는 4분의 1정도 이었고, 인적교류 협력과 문화교류도 매우 활발하였다.
독일 통일의 시사점은 다음 6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통일의 기회는 예상치 못한 어느 시기에 갑자기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년 만에 독일이 통일되리라는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하였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에 대한 여건 조성은 상당한 시간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독일은 이미 동 ․ 서독 간에 인적교류도 활발하고 TV, 라디오 시청도 자유로웠다. 즉 1972년부터 동, 서독 주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를 하였고 1987년까지 15년간에 서독 주민 550만 명, 동독주민 220만 명이 상호방문을 한바 있다.
2. 독일 통일과정에서의 경제통합은 분단국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충격요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경제적 대응책도 경제문제이기 보다는 고도의 정치적 문제로 다루어 졌다.
당시 연방정부 경제장관 하우스만이 1990.1월말에 제안한 1993년 1월1일까지 완결한다는 통화통합3단계방안은 채택되지 못하고 2.7 단일통화통합을 급작스럽게 결정한 것은 독일 통일과정은 경제적 합리성보다 정치적 합목적성을 중시한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독일은 통일이후에 경제문제에 대하여 상당한 후유증이 나타났고, 경제문제에 대한 여러 비판들이 제기되고 있다.(통화전환 비율문제 1:1, 사유화 문제 등)
3. 독일통일 협상과정에서 여러 현안들을 정치적으로 해결함으로서 소위 1조5천억 마르크에 달하는 소위 “통일비용”이란 명목의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이런 막대한 비용은 서독 주민들이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사회적 갈등은 여전하며 내적 통일은 진행 중이다.
4. 독일 통일이 2+4 회담 결과 합의에 최종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동독주민들의 “밑에서 부터”의 혁명에 의한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등 주변 관련국가들에 대한 서독정치가(콜 수상등)들의 설득등이 통일을 이루게 하는 한 요소이긴 하나, 근본적으로는 동독 주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갈망과 민주화 운동(1989. 8-11월 동독주민 20만여명 망명, 1989. 11.4 동베를린에서 동독주민 100만 명 시위)이 통일의 기회 제공에 결정적이었다.
5. 통일문제를 정치적으로 풀다 보니, 통일 이후에 오히려 부정적 요인이 상당히 나타난 점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장밋빛 약속은 그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실업자 급증, 임금근로자로 전락,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었으며 이는 독일 콜 정부가 무너지게 하는 큰 요인이 되었다.
6. 동서독 경제통합과 사회통합은 물적 투자도 중요하지만 인적투자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의 창의력과 경쟁을 키우는 인적자원개발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드시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는 것이다.
60년 이상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한국의 경우도 요즘 남북 협력 교류도 상당히 활발하고 통일에 대한 논의도 많다. 2006년 현재 북한의 경제력은 남한의 약 50분의 1, 인구는 2분의 1 정도이다. 남과 북 주민 사이의 인적교류는 극히 제한적인 상태이며, 남한의 TV,라디오 시청은 북한에서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경제난등으로 북한 체제를 싫어하는 탈북자가 남한에도 1만 명에 거주하고 있어 (중국 등으로 탈북한 사람들은 30-40만 명이라고 하나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음) 통일 당시의 독일과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다.
‘두개의 독일’ 책을 읽으면서 독일과는 사뭇 다른 남북한의 실정을 볼 때 통일에의 길은 지금부터 차분하게 하나하나씩 준비하여 야 한다. 그래야 통일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어느 순간에 온다. 그러나 그 준비는 단단히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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