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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난,국, 죽, 4군자와 송, 연, 모란꽃

매화

 

 

 

매화(梅花) 칠언 4수    고봉 기대승

서울의 풍진 속에 너와의 기약 어기고 / 京洛趨塵誤汝期
이제서야 돌아와 청아한 자태 대하니 / 秪今歸對舊氷姿
나무에 어린 맑은 향기 마음만 설레네 / 淸香滿樹空相惱
어이하랴 병이 많아 시주(詩酒)를 폐했으니 / 多病其如廢酒詩
매화 아래 술자리 열어 평소의 기대 흐뭇한데 / 梅花開尊愜素期
사랑스럽네 연기 밖 바람에 쓸린 그 자태 / 最憐煙外偃風姿
이슬에 옷 젖는 줄 모르고 배회하며 / 徘徊不覺衣沾露
술 한 잔을 따르고 시 한 수를 짓노라 / 一盞傾來一首詩
가지 끝의 선명한 꽃 봄날의 기약 있는데 / 粲粲枝頭春有期
황혼에 우뚝 섰네 옥같이 맑은 자태 / 黃昏獨立淡瓊姿
내 알괘라 이제 하마 형해를 벗어났으니 / 相知已撥形骸外
한가로이 처사의 시 읊는 것이 으뜸일레 / 何似閒吟處士詩
산해라 깊은 곳에 나와 서로 기약한 듯 / 海山深處似相期
대밭 너머 꼿꼿하게 야윈 자태 서 있네 / 竹外亭亭立瘦姿
밝은 달밤 기다려 그림자 서로 보내며 / 待得月明交送影
두어 편의 매화시를 읊조림도 무방하리 / 不妨吟罷數篇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