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 글 속의 섬세한 깨침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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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선생님, 그리고 산사를 찾아 주신 수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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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선생님은 때로는 여고생처럼 감성적이고 호기심이 많은데, 일할 때는 과단성도 있습니다. 홍 선생님은 또 예기치 않은 인연을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수녀님들이 함께 참여해 노래해 주셨던 산사 음악회가 그랬고, 금년에 그 자리에 신부님을 모시게 된 것도 홍 선생님의 그 특별한 능력 덕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애초부터 홍 선생님이 부석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인 줄만 알았지 성당에서 반주하는 가톨릭 신자인지도 몰랐습니다.
인사가 많이 늦었지만, 지난해 그렇게 부석사의 가을 저녁을 아름다운 모습과 음성으로 장엄하게 만들어 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우리 불자들뿐 아니라 자리를 함께했던 서산시민들에게서도 종교인들이 화합하고 협력하는 산사 음악회가 참 좋았다는 칭찬의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합니다. 그때 수녀님들을 그렇게 보내고 인사를 변변히 드리지 못해서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봄에 우리 절을 방문하신다는 연락이 그렇게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홍 선생님에게서 인원이 조금 많을 거라고는 들었지만, 설마 버스로 한 대 가까이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젓가락 갈 데 없는 산사의 소찬을 남김없이 맛있게 드셔 주시고, 마치 세미나 분위기 같았던 다담 자리도 즐거워들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때 수녀님들을 배웅하며 시간을 내서 꼭 다시 찾아 주십사 부탁했는데, 아직 한 분도 연락이 없군요. 성탄절까지도 소식이 없으면 홍 선생님과 팬클럽이라도 만들어 한번 찾아갈까 생각 중입니다.
‘아함경 이야기’(마쓰야 후미오 지음·이원섭 옮김·현암사)는 제가 고등학생 때 출가의 계기를 만들어 준 책입니다. 책장마다 너무나 ‘인간적인 붓다’의 체취가 물씬 느껴집니다. 그래서 출가의 길이 보통 사람도 걸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아마 수녀님들께도 마음의 따뜻한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틱낫한의 평화로움’(틱낫한 지음·류시화 옮김·열림원)은 책 표지의 물통을 든 어린 소녀에서부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빛만으로도 읽을 만한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저 반 발짝만 앞으로 내딛거나 고개를 약간 돌리기만 해도 세상과 자신의 삶은 전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쉽고 편한 이야기들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눈꽃아가’(열림원)도 제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자연 사랑 고독 기도를 주제로 한 60편의 시가 담겨 있지요. 모든 존재는 서로서로를 투영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좋고 자연과 사랑, 그리고 사람의 본질을 관통하는 섬세한 깨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고택을 고치며 타네 씨가 겪는 이야기를 그린 ‘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장폴 뒤부아·김민정 옮김·밝은세상)는 별로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동서를 떠나 세상사의 어려움과 피로가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늘 청안하시고 맑은 차 한 잔 우리며 마음의 미소를 전합니다. 즐거운 성탄절 되시기를….
From: 부석사 주경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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