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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스트레스...

 

 

 

스트레스 공화국’ 유감
요즘 우리 국민의 심기가 극히 불편한가 보다. 미국 AP통신이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한국 등 주요 1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스트레스 수준이 세계 1위로 나타났다 한다. 40대 남성 사망률 세계 1위란 기록을 전해들은 지 엊그제인데 불명예를 하나 더 얻은 셈이다.

사회변동을 연구하는 학자들 주장에 따르면 사회변화 속도와 삶의 만족도 사이에는 포물선 관계가 나타난다고 한다. 곧 변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사회일수록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기 십상이고,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과 다를 바 없는 사회 또한 관성과 타성에 젖어 삶의 목표의식이 실종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고의 삶의 질을 담보해주는 최적 수준의 사회적 동력을 유지해가는 것이 관건이란 게 변동론자들의 주장이다.

한데 최근 우리 국민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진원은 그간의 고속성장으로 인한 속도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하다. 가난했어도 옛날이 행복했다는 푸념이 나오는 건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의 표현이기보다는 스트레스로 가득한 오늘이 불만스럽다는 고백일 게다. 그간 쉬지 않고 누적돼온 사회적 불안 요인이 분출구를 찾지 못해 부글거리다 그 화살이 개인의 마음에 꽂힌 결과가 스트레스 세계 1위로 나타난 건 아닐까.

그러고 보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수식어가 올해처럼 실감나게 다가오는 해도 드물 것 같다. 기억에도 생생한 최근의 사건만 떠올려도 전국을 강타한 부동산 광풍에, 서민의 가슴까지 서늘케 한 세금 폭탄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돌발 선언에,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다. 그뿐이랴. 도덕적 수월성을 앞세운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측근이 연루된 각종 게이트에다, 온 국민을 도박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바다이야기에, 론스타니 제이유(JU)니 국적 불명의 사건까지 합류하면서, 분노와 불안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졌다.

삶이란 어차피 위기의 연속이기에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에 긴장감을 주는 긍정적 기능이 있다고 한다. 그런 만큼 위기가 있느냐 없느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위기냐 하는 위기의 본질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위기의 원인이 자연재해 같은 불가항력에 있을 경우는 이를 체념하고 수용하게 되지만, 통치력의 부재라든지 미연에 방지 가능한 인재(人災)에 의한 경우는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상황의 예측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지지만,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방향감각 상실과 더불어 스트레스 수준이 치솟는다고 한다. 개인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스트레스는 견디기 위해 노력하지만, 통제 수준을 넘어서는 스트레스 과잉에 대해서는 무력감을 느끼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나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못내 불안하기만 하고, 사학법 개정, 비정규직 법안 등을 둘러싸고 진행돼 온 팽팽한 긴장감도 국민에겐 과중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덩달아 열이 오르고, 월급의 절반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경쟁적 교육 풍토를 감수해야 하는 현실도 답답하기만 한데, 누구라 한들 뾰족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겠는지.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상황은 극히 위험한 치사량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시점에서 스트레스 수준 세계 1위란 소식은 앞으로 정부의 과제가 어디에 집중돼야 할지를 암시하는 훌륭한 지표다. 소박한 마음으로 정치란 그저 국민의 삶을 평안하게, 국민의 정서를 행복하게 하는 데 있음을 되새긴다면, 우리네 스트레스도 한결 가벼워지지 않겠는가.

[[함인희 /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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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전철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 두 분을 보았습니다.
 
소리 소리를 지르면서  무엇을 이야기 하더군요. 요즘 세상 살이가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여유도, 이해도 없는 세상 살이.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라는 말이 자주 생각납니다.
 
스트레스. 스스로 잘 절제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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