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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소동파와 왕안석

 

 

 

[책]왕안석
[세계일보 2005-09-30 18:15]
왕안석은 11세기 신법을 내세워 낡은 체제와 격투를 벌인 헌걸찬 개혁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한유, 소동파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당송 팔대가 중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은 쉽게 간과된다. 왕안석의 신법이나 정치적 행동은 의무교육의 무차별 주입을 통해 피상적으로나마 배우지만, 그가 남긴 시문을 접할 기회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희세의 걸물 왕안석이 밀어붙였던 개혁과 인간적인 고뇌, 습벽을 기록한 평전이다. 왕과 함께 낚시를 하다 무의식중에 미끼를 먹어치운 유명한 일화, 목욕을 싫어해 얼굴빛이 거무튀튀하게 변하도록 방치한 무심함 등이 소개된다. 왕안석은 첩을 들이지 않을 정도로 강직했다. 그는 또 선인(先人)을 모조리 매도했는데, 그의 독설을 면한 사람은 황제와 공자뿐이었다. 사람을 잘 용서하지 못했던 것도 결점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저자는 그가 말랑말랑한 인간이었다면 강력한 저항에 맞서 미증유의 대개혁을 추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왕안석만큼 제멋대로 평가된 인물도 드물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그가 흘린 문학작품, 그에게 내려진 평가, 심지어 초상화에 묘사된 풍모까지 동원해 최대한 그의 본 모습을 복원하려고 노력한다.

주희, 양신 등 선철(先哲)들의 입을 빌려 왕안석을 평가하는 8장의 가상 토론회가 특히 흥미롭다. 이런 연극적인 요소와 저자의 부드러운 내레이션은 개성이 지나치게 강했던 왕안석의 진면모를 차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이끈다.

심재천 기자jay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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