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의 반(反)부패] 목민심서 톺아보기(46)-제3부 봉공6조 제1조 선화(宣化) (2)
- 기자명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청렴연수원 등록 청렴 전문강사)
- 입력 2025.12.22 10:29

『목민심서』 제3부 「봉공(奉公) 6조 제1조 선화(宣化)」를 계속하여 읽는다.
「윤음(綸音 임금의 말씀)이 현에 도착하면 백성들을 모아 놓고 친히 선유(宣諭)하여 국가의 은덕을 알게 하여야 한다.
『후한서(後漢書)』「순리열전(循吏列傳. 청백리 열전의 중국호칭)」 서문에 이렇게 말하였다.
“광무제(光武帝)는 민간에서 생장하였으므로, 백성들의 실정과 허위를 잘 알았다. 조서(詔書)를 손수 써서 사방의 여러 지방에 내려 주는 것이, 모두 한 조각 종이에 10줄씩을 잔글씨로 써서 작성하니, 근검절약의 풍조가 상하로 행해졌다.”
중국 한나라 황패(黃覇)가 영천 태수(潁川太守)로 있을 적에, 좋은 관리를 골라서 부(部)를 나누어 임금의 조령(詔令)을 선포하여 백성들이 모두 위의 뜻을 알도록 하였다.
윤음이란 군부(君父)가 백성인 자녀를 위무하는 말인 것이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문자를 모르기 때문에, 귀에 대고 말하거나 얼굴을 맞대고 명령하지 않고서는 마치 유시(諭示)가 없는 것과 같다. 윤음이 한번 내려올 적마다, 수령은 패전(牌殿) 문 밖에서 친히 윤음을 선유하여, 조정의 은덕을 널리 선양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국가의 은혜를 깊이 마음속에 새기도록 하여야 한다.
매양 윤음이 내려오면, 대강대강 다시 등사하여 풍헌(風憲)과 약정(約正)에게 내려 주되, 만일 그중에 조서를 어기고서 실행하지 않은 것이 있으면, 이속과 풍헌ㆍ약정이 숨겨 놓고 알리지 않으니, 세곡(稅穀) 징수의 기한을 물려 주고 환곡(還穀)을 탕감하는 등의 윤음이 열 번 내리면, 숨기는 것이 여덟 아홉은 된다. 수령의 여러 가지 죄 중에서도 이 죄가 가장 큰 것이니, 죽음을 당하더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데, 어찌 범할 수 있겠는가.
내가 영남(嶺南) 지방으로 귀양 갔을 때 보니(정약용은 순조 1년(1801) 신유박해때 경상도 장기(長鬐)로 귀양 갔다가, 나중에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지를 옮겼다.) 쓸쓸하고 작은 마을에도 윤음각(綸音閣)이 있었다. 한 칸 집인데, 북쪽 담벽에다 긴 판자를 가로 걸어 놓고, 윤음이 있을 때마다 판자 위에 붙여 놓고, 부로(父老)들이 그 앞에 늘어서서 절을 한다. 국가에 경사가 있어도 늘어서서 절을 하고 나라에 상사(喪事)가 있어도 늘어서서 절을 한다. 드디어 그 앞에서 망곡례(望哭禮 국상(國喪)이 났을 때 대궐 쪽을 향하여 애곡(哀哭)하는 예식)도 행하고, 중요한 의논이 있어도 반드시 그 아래에서 모인다. 이는 천하의 아름다운 풍속이니, 이 풍속은 제도(諸道)에서 통용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글은 이어진다.
「교문(敎文 임금이 내리는 유시문 諭示文)이나 사문(赦文 죄수를 석방할 때 임금이 내리던 글)이 현에 도착하면 또한 사실의 요점을 따서 백성들에게 선유(宣諭)하여 제각기 다 잘 알도록 하여야 한다.
나라에 큰 경사가 있으면 교문을 반포한다.
혹 왕의 옥후(玉候 임금의 기력)가 회복되었거나, 세자 탄생의 경사가 있거나, 성수(聖壽 임금의 나이)가 높아졌거나, 혹은 가례(嘉禮)를 거행하거나 하면 교문을 반포하고 따라서 사면(赦免)을 선포한다. 변려체(騈儷體)로 수식된 문장을 백성들은 이해하지 못하므로, 수령은 경사되는 사실을 서술한 별도의 유문(諭文)을 만들어서, 백성들에게 선포하여 백성들과 함께 경사로 삼아야 한다. 혹 도적을 평정하고 역적을 토벌하여 이를 경사로 삼을 때도 이와 같이 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사면(赦免)을 반포하는 조서(詔書)는 그 은례(恩例 은혜로 특별히 주는 일)의 조목이 상세하고도 주밀하여, 사유(赦宥 죄를 용서하여 주는 일)의 한계 및 하사물(下賜物)의 대상 등이 뚜렷하여 이를 알기 쉬우나, 우리나라에서 사유를 반포하는 글은, 본래 뚜렷하지 못하여 백성들이 쉽게 알지 못하므로, 수령은 그 뜻을 주(註)를 달아 명백하게 하고, 언문(諺文)으로 번역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잘 알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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