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 칼럼]이순신 마케팅, 네 가지를 잘 비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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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으로 이순신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전라남도와 해남, 진도 등 관련 지자체들도 이순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이순신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네 가지가 잘 비벼져야 합니다. 차별화와 홍보, 고객 및 주민소득과 연계가 그것입니다. 첫째는 차별화입니다. 전라남도는 이순신 관광에 있어서 후발주자입니다. 통영 한산도나 아산 현충사에 비하여 인지도가 낮은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명량’ 영화 효과로 사람들은 명량해전이 일어난 역사현장을 보고 싶어서 울돌목을 많이 찾습니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써진 버나드 쇼의 묘비를 보기 위하여 세계의 문학도들이 영국 시골마을 세인트 로렌스를 줄기차게 찾는 이유도,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그림 앞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도 오리지널이 가지는 매력 때문입니다. 이런 유니크 전략을 잘 살리면 전남의 역사관광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 사례가 여수시 고소동에 있는 타루비(墮淚碑)입니다. 이 비는 전라좌수영 수군 졸병들이 이순신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세운 조그마한 비입니다. 군졸들이 세운 비는 임금이 내린 비보다 더욱 값집니다. 아산 현충사 정문 입구 왼편에는 타루비 복제품이 세워져 있습니다. 또한 명나라 수군 제독 진린이 머문 완도 고금도, 고니시 유키나가가 쌓은 순천왜성도 스토리를 잘 만들면 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향수를 자극시킬 수 있는 더 할 나위 없는 국제 관광 명소가 될 것입니다. 둘째는 홍보 강화입니다. ‘명량’이 뜨니까 매스컴들은 일제히 명량 스토리를 방영하였고 덩달아서 해남, 진도를 찾는 관광객도 늘었습니다. 홍보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나오시마’를 검색하면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 대한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관광상품이 줄줄이 나옵니다. 이 섬은 영국의 국제적 여행 잡지 ‘콩데 나스트 트래블러’에서 ‘꼭 가봐야 할 세계 7대 명소’로 손꼽히어 필자도 이번 여름에 다녀왔습니다. 명량, 고금도, 순천왜성 등 정유재란 유적지도 홍보만 잘 하면 대박날 수 있는 명소입니다. 주한미군 해군 사령관 리사 프란케티가 이순신 장군 매니아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녀는 영문판 이순신 전기를 읽으면서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는 장계에 감명받았다 합니다. 금년 명량 축제에 리사 해군 사령관을 초청하면 어떨까요? 그리된다면 빅 뉴스가 될 것입니다. 셋째는 고객 확보입니다. 한 순간 반짝이다가 시들한 역사 유적이나 박물관이 전국에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우선 고정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손쉬운 고객은 지역의 초·중등학생들과 어르신들입니다. 관내 도서관에서 ‘이순신과 해남’, ‘이순신과 여수’ 강좌도 곁들이면 이들도 흥미를 느낄 것입니다. 광주·전남지방공무원교육원 교육생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이나 지방행정연수원, 각 부처 공무원 교육원과 공공기관의 교육생도 좋은 고객입니다. 이런 성공사례가 장성군 청렴문화센터의 청렴교육입니다. 한편, 여행사들과 제휴하여 관광상품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명량 구경을 하면서 대흥사나 미황사, 윤선도 고택을 보여준다든지, 진도 운림산방, 목포 관광 등을 곁들이면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입니다. 넷째로 주민 소득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1박 이상 숙박하도록 볼거리를 제공하면 관광객들은 돈을 씁니다. 강강술래나 이순신 판소리 공연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친환경 농수산물이나 관광상품도 팔아야 합니다. 나가사키 여행을 마치고 공항 가는 길에 반드시 들르는 코스는 카스데라 파는 제과점입니다. 무료 시식을 하다보면 만원짜리 카스데라 한 두 개는 다들 삽니다. 명량 관광객에게 좋은 상품은 진도 울금과 해남 고구마 등입니다. 울금이나 고구마는 홈쇼핑에서도 파는 데 조금 싸게 팔면 많이 팔릴 것입니다. <호남역사연구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