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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평양 축전 파행

통일부, 행사비 수억 지원키로 [중앙일보]
북 요구대로 막 내린 6.15 평양축전
한나라당 배제 싸고 남남 갈등
북한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사 참석을 막아 파행 사태를 겪었던 6.15 평양 통일대축전이 17일 막을 내렸다. 남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박계동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3명이 불참한 채 민족단합대회 뒤 폐막식을 했다.

"한나라당을 빼고는 행사를 할 수 없다"며 15일 행사 무산을 선언했던 백낙청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하루 만인 16일 오후 입장을 바꿨다.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교계 대표들이 "정당 대표를 모두 뺀 채 행사를 하자"고 설득했지만 박 의원은 "북측 입장(한나라당 배제)의 변화가 없는 참가는 무의미하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백 대표는 "어떻게든 성사시키자는 게 여론"이라며 행사 강행을 결정했다. 김민하 남측 위원회 고문은 "백 상임대표가 다른 공동대표나 고문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행사 일정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6.15 축전 행사가 남북 간, 남남 간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남한에서 열릴 8.15 공동행사 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민족단합대회가 아니고 '민족분열대회'가 되고 말았다"며 "북한은 민족 분열을 부추기는 반(反)한나라당 책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남측 공동취재단 기자들의 기사 송고와 TV 위성송출을 방해한 북한에 대해 남측 위원회가 제대로 따지지 못한 점도 지적된다.

◆2년 전엔 원희룡 의원이 주석단 착석=북한은 14일 민족단합대회 주석단(귀빈석) 앞쪽에 있던 박 의원의 자리를 뒷줄로 옮겼다가 남측이 항의하자 다시 앞줄로 배치했다. 그런데도 북측 기관원들은 남북 대표단 전체의 입장을 막았다. 안경호 북측 위원장이 나서서 박 의원에게 뒷줄로 옮길 것을 요구했고 박 의원은 "앞줄, 뒷줄이 무슨 상관이냐"며 이를 수용했다. 정부 당국자는 "안 위원장의 윗선에서 한나라당 배제를 밀어붙여 결국 행사가 파행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14일 개막식에선 박 의원이 주석단에 앉았지만 하루 만에 북한의 태도가 돌변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2년 전 같은 행사에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을 주석단에 앉게 했다.

◆돈 주고 뺨 맞은 격=행사 파행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방북 전세기와 호텔 숙박.만찬 비용 등 수억원의 돈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다. 2005년 6.15 행사 당시엔 민간단체에 6억5800만원을 지원했다. 통일부 내부에서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대표단 출발 당일 220억원 규모의 대북 지원 계획을 밝히고 정부 차원에서 6.15 행사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미리 밝혀 '대북 퍼주기'비판을 자초했다는 반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