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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매조도에 쓴 시

 

  

매조도에 쓴 시


                            정약용



훨훨 나는 새가 날아와

내 뜨락 매화나무 가지에서 앉아 쉬네.

매화꽃 향기 짙게 풍기자

꽃향기 그리워 날아왔네.

이제 여기에 깃들여 지내며

내 집안을 즐겁게 해주어라

꽃이 이제 활짝 피었으니

열매도 주렁주렁 달리겠네.







翩翩飛鳥    편편비조     息我庭梅    식아정매

有烈其芳    유렬기방     惠然其來    혜연기래

爰止爰棲    원지원서     樂爾家實    락이가실

華之旣榮    화지기영     有賁其實    유분기실


 이 시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이 그린 매조도에 적힌 시입니다. 아내가 부쳐온 빛바랜 붉은 치마에 다가 해남 윤씨 집안으로 갓 시집 간 딸에게 주려고 매화와 새 두 마리를 그리고 거기에 이 시를 썼습니다.

시 한 구절이 5언 ․ 7언이 아닌 시경의 운을 본 따서 4언 이군요.


이 시 옆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습니다.


계유(1813년)년 7월14일 열수옹이 다산의 동암에서 쓰다.

내가 강진에서 귀양살이 한지 몇 해 후에 홍씨 부인이 치마 여섯 폭을 보내 왔다. 너무 오래되어 붉은 빛도 다 바래버린 것이었다. 그것을 가위로 잘라서 족자 네 첩을 만들어 두 아들에게 주고 그 나머지를 이용하여 조그만 가리개를 만들어 딸아이에게 준다.    


빛바랜 치마에 그린 족자라서 하피첩 霞帔帖으로도 알려져 있는 매조도는 지금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다산의   매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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