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 관광산업 '스토리텔링' 날개 달자
- 문화관광 산업 진흥에 좋은 글이라서 옮깁니다.
서귀포에서 진행한 '제주 올레길 마을 스토리텔링 자료조사'에 관한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이처럼 최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광문화재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려는 노력들이 눈에 띈다. 강원도 DMZ관광청은 스토리텔링 관광 서적 'DMZ, 전혀 뜻밖의 여행'을 내놓았고, 전북 김제시도 벽골제의 '단야설화'를 스토리텔링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지자체들의 이런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실제 우리 관광업계도 문화재에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 둘러보기에 급급했던 과거의 '깃발 꽂기'식 관광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을 통해 숨은 관광자원에 대한 재해석과 인물, 먹거리, 특산물 등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다양한 시도들로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 전통 문화재들에 담겨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양질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개발해내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 관광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시도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창경궁을 예로 들어보자. 창경궁 문정전 앞, 가이드가 세련된 영어로 뭔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은 왠지 따분한 표정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이드는 이 건물이 조선 성종 때 지어져 임진왜란에 불탔으며 광해군 때 다시 재건됐다고 설명하고, 이어 어려운 전문 용어를 들어 건축양식을 설명한다. 이것만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긴 부족하다.
그럼 이건 어떨까. "지금 보시는 이곳은 개혁을 꿈꾸던 한 왕세자가 최후를 맞이한 곳입니다. 정파간 분쟁에 휩쓸린 이 왕세자는 쌀 뒤주 속에 갇혀 17일간을 버티다 굶어 죽었는데요, 이 어명을 내린 사람은 다름아닌 왕세자의 아버지, 왕이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버지가 자기 아들을 뒤주에 가둬 굶겨 죽였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사도세자의 뒤주 속 최후 이야기가 담긴 이곳 문정전을 단순히 '성종 때 지어져 왜란으로 불탔고 광해군 때 복원됐으며, 건축양식은 이렇다'라고 소개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정부는 올해를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 관광산업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과 함께 단순한 관광지 발굴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추진한다고 한다. 잠들어 있는 문화재들에 이야기로 숨을 불어넣어 양질의 스토리텔링 관광콘텐츠로 되살려낼 수 있다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한국만의 특별한 관광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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