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샌드위치>. 이 책은 <서른 살 경제학>의 저자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보내온 컬쳐비즈 에세이이다. 그는 뉴욕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1년 여 동안을 구글 뉴욕지사에서 첼시갤러리 창고, 월스트리트에서 센트럴파크까지 운동화 끈 조여 매고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그리하여 왜 문화가 밥 먹여 주고 , 문화가 미래이고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가를 뉴욕에서 찾았다.
분량이 210페이지 밖에 안 되는 이 책은 현장감이 넘치고 책 제목부터가 흥미롭다.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고 미술관, 공연장을 즐겨 찾는 뉴요커들을 보면서 왜 뉴욕커들은 이렇게 살까를 생각하다가 붙인 책 제목이 <딜리셔스 샌드위치>이다. 우울한 샌드위치 신세인 한국도 딜리셔스하게 샌드위치를 먹길 바라면서.
이 책은 4장으로 되어 있다. 제1장은 ’왜 문화가 밥 먹여주나‘이다. 여기서는 돈만 많았던 뉴욕이 문화와 예술의 메카로 탈바꿈한 성공신화를 소개한다. 2차 대전이후 뉴욕은 세계 최고의 부를 가졌지만 문화적으로는 파리와 런던과 같은 격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1950년대에 뉴욕은 남다른 전략을 세웠다. 그 전략은 뉴욕의 ‘피카소’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 주인공이 훗날 ‘추상표현주의’의 영웅이 된 화가 잭슨 폴록이다. 여기에는 록펠러 같은 기업가와 그린버그 같은 미술평론가 그리고 미국 정부와 CIA까지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뉴욕은 현대미술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미술만이 아니다. 공연도 마찬가지이다. 브로드웨이, 링컨 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오페라, 발레는 항상 성황이다. 20년 이상 한 극장에서 같은 뮤지컬이 공연되기도 한다.
이렇듯 뉴욕은 돈을 투자하여 예술을 만들고, 그 예술이 다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소위 경제와 문화의 결합 , 경제와 문화의 선순환 구조를 이룩한 것이다.
제2장은 ‘왜 경제가 아닌 문화가 미래인가’를 다룬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문화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가 되었다. 기업은 품질과 저가의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감성 즉 문화를 판다. 그 예가 애플의 아이팟이다.
제3장은 ‘왜 문화가 내 삶을 좌우하는가’이다. 샌드위치 직장인이 딜리셔스 하기 위하여는 문화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문화는 또 하나의 노후대비이며, 가장의 문화수준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
마지막 4장은 컬처비즈의 시대, 왜 글쓰기인가이다. 세상은 이미 글을 쓰지 않으면 리더가 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자기 분야에서 돋보일 수 없게 되었다. 더욱이 인터넷 시대는 감동적인 스토리와 알찬 콘텐츠가 필수이다. 친절하게도 저자는 문화 비즈니즈 시대의 글쓰기 방법도 가르쳐 준다. 즉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라", "경제적 배열을 하라." “ 마음을 두드리라” 고 조언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문화가 밥 먹여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국가, 도시, 기업, 개인의 경쟁력은 경제가 아니라 문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외친다. 중국에게 쫓기고 일본은 따라 잡기 힘든 샌드위치 한국의 탈출구는 문화경쟁력을 갖는 것이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뉴욕과 광주를 비교하여 본다. 지금 광주는 문화수도 광주,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를 캐치프레이즈로 하고 있다. 그러면 광주에는 뉴욕의 피카소 같은 미술가가 있는가? 광주에도 20년 이상 공연되는 뮤지컬이나 국악이 있는가? 광주의 경제가 문화를 만들고, 광주의 문화가 다시 경제를 살찌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아무튼 이 책은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 특히 문화수도 광주 만들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문화예술인들에게 일독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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