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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내 인생 한권의 책 - 딜리셔스 샌드위치 (김세곤 서평)

내 인생의 한권의 책]‘문화 경쟁력을 찾자’
유병률 '딜리셔스 샌드위치'
기사등록 : 2008-10-03 오후 4:45:00

‘서른 살 경제학’의 저자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문화 에세이를 보내왔다.

그는 지난 1년여 동안을 구글 뉴욕지사에서 첼시갤러리 창고, 월스트리트에서 센트럴파크까지 운동화 끈 조여 매고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그리하여 왜 문화가 밥 먹여 주는지를 뉴욕에서 찾았다.

분량이 210페이지밖에 안 되는 이 책은 현장감이 넘치고 책 제목부터가 흥미롭다.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으면서 미술관, 공연장을 즐겨 찾는 뉴요커들을 보면서 뉴요커들은 왜 이렇게 살까를 생각하다가 붙인 책 제목이 ‘딜리셔스 샌드위치’이다.

책에는 돈만 많았던 뉴욕이 문화와 예술의 메카로 탈바꿈한 성공신화가 소개됐다.

2차대전 이후 뉴욕은 세계 최고의 부를 가졌지만 문화적으로는 파리와 런던과 같은 격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뉴욕은 남다른 전략을 세웠다.

그 전략은 뉴욕의 ‘피카소’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 주인공이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이다.

여기에는 록펠러 같은 기업가들, 미술평론가 그린버그 그리고 CIA까지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뉴욕은 현대미술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미술만이 아니다.

공연도 마찬가지이다.

브로드웨이, 링컨 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오페라, 발레는 늘 성황을 이룬다.

심지어 한 극장에서 20년 이상 같은 뮤지컬이 계속 공연되기도 한다.

이렇듯 뉴욕은 돈을 투자하여 문화 예술을 만들고, 그 문화 예술이 다시 돈을 벌어들이는 경제와 문화의 선순환 구조를 이룩했다.

또 애플의 아이팟을 통해 제품을 파는 기업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과 감성, 즉 문화를 파는 비즈니스 세계도 다뤘다.

이밖에 샌드위치 직장인이 ‘딜리셔스’하기 위해서는 문화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문화는 또 하나의 노후대비이며, 가장의 문화수준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문화가 밥 먹여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국가, 도시, 기업, 개인의 경쟁력은 경제가 아니라 문화다.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중국에 쫓기고 일본은 따라 잡기 힘든 ‘샌드위치 한국’의 탈출구는 문화경쟁력을 갖는 것이라고.

광주에서 근무한 지가 두 달이 되었다.

그동안에 이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뉴욕과 광주를 비교하여 본다.

지금 광주는 문화수도 광주,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를 외치고 있다.

그러면 광주는 ‘광주의 피카소’를 만들고 있는가? 광주에도 20년 이상 공연되는 뮤지컬이나 국악이 있는가? 광주의 경제가 문화를 만들고, 광주의 문화가 다시 경제를 살찌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아무튼 이 책은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 특히 문화수도 광주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는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문화예술인들에게 일독을 권유한다.

김세곤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광주 일보 2008.10.4 북스 란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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