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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손과 무오사화

김일손, 1490년 가을에 남효온과 함께 김시습을 만나다. 김세곤

김일손, 1490년 가을에 남효온과 함께 김시습을 만나다.

(1)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1490년 가을에 김시습(1435-1493)이 삼각산 중흥사에 나타났다. 중흥사는 김시습의 나이 21세인 1455년에 세조 즉위 소식을 듣고 책을 불사르고 떠났던 곳이었다. 1)

그가 서울에 온 것은 1483년에 수락산을 떠난 지 8년만이었다.

 

남효온(14541492)은 김일손(14641498)과 함께 김시습을 찾아갔다. 김일손은 이미 수락산에서 김시습을 만난 적이 있어서 구면이었다. 2)

 

이때의 정황이 김일손의 일기를 바탕으로 조카 김대유가 꾸민 탁영선생 연보에 나타난다.

 

세 사람은 밤새 담소하고 함께 백운대에 등정하고 도봉에 이르렀는데 무려 닷새 동안을 같이 보냈다. 그 때 담론이 모두 없어지고 전하지 않는데 혹여 기휘(忌諱)하는 바가 있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다.

- 성종 21(1490) 9월 경신

 

 

1) 1455년의 상황이 행적에 실려 있다.

 

을해년 (1455 세조1)에 삼각산에서 글을 읽고 있었는데, 서울에 다녀온 사람이 전하는 말 중에 세조가 단종에게 임금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김시습은 문을 굳게 닫고서 나오지 않은 지 3일 만에 크게 통곡하면서 책을 불태워버리고 거짓으로 미친 체하며, 똥간에 빠졌다. 그리고 도망하여 머리를 깎고, 스스로 설잠이라 하였다.

 

* 출처: 김병기 · 신정일 · 이덕일 지음, 한국사의 천재들, 2006,

p 218

 

 

2) 남효온은 김일손 · 홍유손과 같이 수락산에 사는 김시습을 만났다.

김시습은 1472년부터 1483년까지 수락산에서 살며 농사를 지었다 그 사이 환속하여 1481년에 안씨와 재혼도 했는데 부인 안씨가 병들어 죽는 아픔을 겪었고, 14833월에 다시 관동으로 떠났다.

 

출처: 황천우·김영미 지음, 수락산에서 놀다, 주류성, 2015, p 4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