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으로 급제한 김일손과 남곤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기문총화』에서 ‘ 2등으로 급제한 김일손과 남곤’이라는 글을 읽었다.
남곤이 과거에 급제하여 방을 부르는 날, 함께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과 함께 광화문 밖으로 나가는 데, 홀연히 한 선생이 홍살문 섬돌 앞에서 새로 과거에 급제한 사람을 불렀다.
남곤이 달려가니, 그 선생이 남곤에게 말하였다.
“자네는 장원이 되지 못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는 가? 중국에는 소동파가, 우리나라에는 내가 2등으로 합격했으니, 자네도 이것으로 자위하고 유감스럽게 여기지 말게.”
남곤이 마음속으로 누구인지 몰라 자못 괴이하게 여기며 종을 시켜 그 선생의 종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는 곧 김일손이었다.
대개 김일손은 장원이 되지 못한 것을 분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마침 남곤이 또 2등이 되었으므로 그에게 이런 말을 한 것 이었다. 이로써 평소의 불만스런 뜻을 터뜨린 것이었다고 한다.
출처는 윤근수(1537-1616)의 『월정만필』이다.
참고로 남곤(1471∽1527)은 1494년에 문과에 급제했다. 김일손 (1464∽1498)은 1486년에 문과 급제 했는데, 다른 시험관은 1등을 주자고 했지만 이극돈이 극구 반대하여 2등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남곤은 ‘김일손 만시’와 ‘유자광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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