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손의 뛰어난 문재(文才)
김일손은 문장을 지을 때면 마음속으로 글을 엮어 두었다가
먹을 벼루에 가득 갈아 일필휘지하여 바로 글을 지었다.
그 뒤로는 다시 한 자도 고치는 법이 없이 상자 속에 던져두었다가 몇 개월이 지난 후에 꺼내 보고는 고쳤다.
누군가 그 까닭을 묻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 초고를 잡을 때에는 마음속에 아직 사심(私心)이 남아 있어 스스로 그 흠과 병통을 보지 못한다오. 오래 지난 다음에야 사심이 제거되고 공심(公心)이 생겨 비로소 그 문장의 잘잘못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요.”
그가 34세의 나이에 죽어 문장이 크게 이루어지지 못하였음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이 글은 유몽인의 『어우야담』「학예편」에 나온다.
* 어우야담(於于野譚)은 광해군 때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1559∼1623)이 1622년경에 지은 한국 최초의 야담집(野談集)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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