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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 김일손

무오사화의 또 다른 주역 윤필상

김시양의  부계기문에서

윤필상  (무오사화의 또 다른 주역)

 

기묘년의 옥사가 모두들 남곤(南袞)심정(沈貞)이 한 일이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그것이 김전(金銓)에게서 이루어진 것은 모른다.

무오년의 화가 모두들 이극돈(李克墩)유자광(柳子光)에게서 나온 것은 알지만, 그것이 윤필상(尹弼商)의 주장이라는 것은 모른다. 무슨 까닭인가. 우리나라 사람은 비록 널리 알고 통달하고 관통한 사가(史家)라고 하는 자들도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읽지 않는다. 그러므로 겨우 수십 년이 지나 귀로 들을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게 되면 어질고 어리석고 간사하고 바른 것을 거의 알지 못한다. 우리 나라 상말에, 우리 나라 사람이 나쁜 일 하는 자에게 말하기를,

 

상심할 것이 무엇 있는가. 아무리 나쁜 일을 한들 동국통감(東國通鑑)을 누가 읽겠는가?”

라고 한다. , 이것은 비록 희롱하는 말이긴 하나 참으로 격언이다. 필상이 사소한 원한으로 이목(李穆)을 죽이고자 하여 드디어 무오년의 옥사를 일으키니, 당시의 사류들이 다 주륙 되었다. 노사신에게 조순(趙舜)을 죽이라고 원하기까지 하였으니, 그 마음의 음흉함이 막야(鏌鎁 큰 보검(寶劍)의 이름)보다도 더하다. 연산이 포악한 것은 대체로 윤필상이 유도한 것이다. 비록 탁발(擢髮)의 죽임을 받고자 할지라고 그 죄를 속죄받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다만 폐비(廢妃)를 헌의(獻議)한 대신(大臣)으로 연산에게 죽임을 당하여서 억울하게 죽었으므로 병인년 정국(靖國) 때에 첫째로 신원(伸寃)의 은전을 입었다. 지금까지도 고사(故事)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따금 그를 참다운 재상이라고 하니, 어찌 통탄스러움을 견딜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