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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 칼럼

부패에서 청렴으로 , 김세곤

부패에서 청렴으로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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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1  09: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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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대한민국은 부패공화국인가?” 이는 최진욱 고려대학교 교수가 <대한민국 정부를 바꿔라>책의 ‘끊을 수 없는 부패? 끊지 않는 부패?’ 논문 첫 머리에 나온 글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10위 규모의 경제권을 자랑하지만, 청렴도는 OECD국가 중 하위권이다. 국제투명성기구의 2014년 부패인식지수를 보면 한국은 OECD 34개국 중 27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국보다 부패한 국가는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멕시코 7개 국 뿐이다.

역대 정권마다 부패척결을 외치고 있으나 부패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공무원들은 부패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고, 부패공직자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다. 더구나 다수의 부패 사건은 내부 고발자에 의하여 드러나나, 내부고발자는 오히려 조직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한편 부패 고리를 끊으면 경제가 성장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가 한 단계 높아지면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64% 상승하고 해외투자가 0.2%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한국행정학회는 “부패인식지수 1점 상승 시, 1인당 GNP가 $4,713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관심도 26% 상승, 1인당 교역 31% 상승한다.”고 하였고,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부패인식지수 평균 4,7이 OECD 국가들의 평균 7.0으로 회복될 때 잠재성장률이 4% 상승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제 대한민국도 청렴국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부패를 척결하기 위하여 최진욱 교수는 위 논문에서 다음 네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 (1)부패 심각성에 대한 국가 지도자의 인식 (2)대통령부터 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조직 리더들의 관심과 행동 (3)부패공직자에 대한 처벌강화 (4)장기적으로 교육을 통한 의식 전환 등이다.

그렇다. 우리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패와의 전쟁’을 본받아야 한다. 중국은 2015년의 한자로 청렴사회를 염원한다는 뜻의 ‘염(廉)’을 선정했다. 2012년 시진핑 취임 이후 부패 혐의로 처벌을 받은 공직자는 10만 명이 넘는다. 처벌받은 장차관급 고위관료는 2013년 22명, 2014년 59명, 올해 57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각급 기관장의 부패척결 의지도 중요하다. 1,000원만 받아도 중징계 토록 한 박원순법은 서울시 공무원의 비위를 상당히 줄어들게 하였다.

광주 · 전남의 각급 기관장들도 부패척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무엇보다 획기적인 것은 2016년 9월28일부터 2015년 3월에 제정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점이다. 이 법 시행으로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한 비위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공직자들에 대한 지속적 청렴 교육과 청렴 문화의 확산도 필요하다. 홍콩의 사례는 벤치마킹할만하다. 홍콩은 대학교 학생들이 청렴동아리 활동을 하고, 홍콩 시민들은 안방에서 부패척결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정의와 반부패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강렬하다. 영화 <베테랑>을 1,300만 명이 보았고, 영화 <내부자들>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8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그 사례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반부패 담당부서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름 자체에 반부패기구라는 냄새가 안 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때 국가청렴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합하여 만들어진 조직인데 정부의 부패척결의지가 퇴행된 느낌이 든다. 홍콩의 염정공서(廉政公署:Independent Commisssion Against Corruption, ICAC)와 같은 반부패독립기구를 신설하던지 아니면 국민권익위원회 명칭을 개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부패는 습관성(마약), 확산성(암세포), 은밀성(뒷거래), 전염성(페스트)으로 인해 쉽게 부패 사슬이 끊어지지 않는다.

일찍이 영국 수상 글래드스톤은 “부패는 망국의 지름길”이라고 하였다. 이제 대한민국도 부패에서 청렴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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