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한민국은 부패공화국인가?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매체에 하루가 멀다 하고 갖은 비리와 부패 사건이 쏟아져 나온다. 부패에 연루된 공직자는 전직(前職) · 현직(現職), 중앙정부 · 지방정부 · 공공기관, 고위직 · 하위직을 가리지 않는다. 그 형태도 천태만상이다. 국민들이 보기에 총체적 부패라 할 만하다.”
위 글은 최진욱 고려대학교 교수가 <대한민국 정부를 바꿔라> 책 ‘끊을 수 없는 부패? 끊지 않는 부패?’ 글의 첫 머리이다.
아닌 게 아니라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다 썩었다. 어떤 이는 대한민국을 총체적 부패공화국, ROTC공화국(Republic Of Total Corruption)이라고 한다.
#2. 독일 베를린에 있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매년 각 국가의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를 발표한다.
2014년 부패인식지수는 조사대상 175개국 중 청렴국가 1위는 덴마크, 2위 뉴질랜드, 3위 핀란드이다. 아시아 국가는 싱가포르가 7위, 일본 15위, 홍콩 17위, 대만 35위, 한국 43위, 중국 100위, 북한 174위이다.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2010년에 39위, 2011년 43위, 2012년 45위, 2013년 46위, 2014년 43위로서 5년째 40위권에 머물고 있다.
또한 홍콩 ‘정치경제리스크 컨설턴시(PERC)’의 ‘2015 아시아·태평양 국가 부패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16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 이는 PERC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에서 활동하는 외국계기업 CEO급 기업인 1,700여명을 대상으로 주재국의 부패 정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인데, 1위는 싱가포르, 2위는 일본, 3위는 호주, 4위는 홍콩, 8위 대만이었고, 11위는 중국이었다. 2013년에 17개국 중 8위인 한국은 2015년에는 더 부패하였다.
PERC는 한국에 대해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부패인식지수가 높고, 부패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부패를 줄이자는 말은 많았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다 보니 국민들의 실망과 회의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정부 신뢰도는 멕시코, 사법부 신뢰도는 좌익반군과 마약조직이 활동하는 콜롬비아와 비슷한 최하위권이다.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정부 2015’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 정부 신뢰도는 34%로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26위였다.
사법부 신뢰도는 더 형편없다. 2013년 기준 27%로 42개국 가운데 39위였다. 한국보다 밑에는 콜롬비아(26%), 칠레(19%), 우크라이나(12%)등 3개국뿐이다.
#3. 권력이 있는 곳에 부패가 있다. MB 정부 들어서 2011년 저축은행 비리, 2013년 원전비리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저축은행 비리로, 김희중 제1부속실장이 솔로몬저축은행 뇌물 사건에 연루돼 사법 처리됐다. ‘왕비서관’으로 불리던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등으로 쇠고랑을 찼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MB 정부의 자원외교비리, 4대강 사업 비리가 도마에 올랐다.
#4.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관료 +마피아)가 유행어가 되었다.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협회 곳곳에 비리가 퍼졌다.
2015년 들어 ‘부패와의 전쟁’을 외치던 국무총리가 사퇴하고, 전직 총리가 부패 혐의로 감옥에 갔다. 국회의원 부패도 심각했다. 19대 국회 들어 의원직을 잃은 의원은 18대 때보다 6명이 많은 22명이었다. 역대 가장 썩은 국회라는 말이 나온다. (조선일보 사설 2015.12.3)
감사원도 썩어 있다. 감사원 5급 감사관은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자신의 땅을 높은 가격에 수용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땅값을 올리기 위해 도시계획 변경까지 요구했다가 파면되었다. 2014년에 철도·도로공사 관련 업체 9곳에서 수 억 원의 뇌물을 받아 체포된 감사관이 있었고, 2015년 초에는 감찰담당관실 과장과 사무관이 한전으로부터 성 접대를 받은 일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때 ㄱ 감사위원은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감사무마 청탁을 받고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 억대 금품을 받았다.
“감사원이 썩어있다면 청렴한 공직사회는 언감생심이다. 공직비리를 적발해야 할 쪽부터 부패했는데 무슨 방법으로 공직사회의 비리를 뿌리 뽑겠는가.”(세계일보 사설 201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