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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여수와 이순신, 여수신문 기고 글, 김세곤

여수와 이순신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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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09  09: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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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는 충무공 이순신의 시발점이요 종착역이다. 1591년 2월 여수에 부임한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전란에 대비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하루 전에는 거북선 진수식을 가졌다. 이순신은 5월4일에 출진하여 거제도 옥포에서 첫 승리를 하였고, 당포· 당항포 해전, 한산대첩, 부산포 해전을 치르면서 왜군 수군의 발을 묶었다.

1593년 7월 여수에서 한산도로 진영을 옮긴 이순신은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어 바닷길을 지켰다. 그런데 1597년 2월에 이순신은 모함을 받아 백의종군하게 되었고 칠천량 해전에서 원균이 이끄는 조선함대가 전몰하자 다시 전라좌수사 겸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다.  그는 곧장 전라도로 달려와 수군 재건을 하여 9월16일 명량해전에서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맞아 극적으로 이겼다. 이후 완도 고금도에 머문 이순신은 1598년 11월19일 노량해전에서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이순신이 돌아가시자 여수에는 그를 기리기 위한 충민사가 세워졌다.

이순신의 흔적을 찾아서 여수를 답사한다. 맨 먼저 가는 곳은 진남관 鎭南館이다. '남쪽을 진무한다.'는 뜻의 진남관은 통제사 이시언이 정유재란으로 불탄 진해루터에 지은 건물이다.
다음으로 가는 곳은 고소대이다. 고소대는 옥포해전을 앞두고 탈영한 황옥천의 목을 매달아 군기를 잡은 곳이고, '통제이공수군대첩비(統制李公水軍大捷碑)'와 '타루비(墮淚碑)'가 있다. '통제이공수군대첩비'는 전라좌수영대첩비라고도 하는데 영의정 이항복이 비문을 지었다. 타루비는 전라좌수영 수군 졸병들이 이순신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세운 조그마한 비이다.

 군졸들이 세운 비는 임금이 내린 비보다 더욱 값지다. 아산 현충사 정문 입구에는 타루비 복제품이 세워져 있다. 여수에 진품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어서 덕충동에 있는 석천사 石泉寺와 충민사 忠愍祠를 간다. 3백 명의 의승수군을 결성하여 이순신을 도운 자운과 옥형 스님은 1599년에 석천사를 지었다. 1601년에는 충민사가 지어졌다. 충민사는 이순신의 신위를 모신 최초의 사액사당으로 통영 충렬사보다 62년, 아산 현충사보다 103년 먼저 세워졌다.  

마지막으로 가는 곳은 선소 船所와 이순신의 모친이 사시던 곳이다. 시전동에 있는 선소는 전선 제조와 보수를 한 곳인데 특히 거북선을 만든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소에 들어서면 굴강 屈江이 있어 이곳이 조선소였음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이순신은 이곳 외에도 방답진, 발포 등 여러 곳에서 거북선을 만들었다 한다.

한편 웅천동 송현마을에는 '충무공 자당 기거지'가 있다. 이순신은 1593년부터 1597년까지 5년간 부하 정대수의 집에 어머니를 모시었다. '난중일기'에는 모친에 관한 글이 80회 이상 기록되어 있는데, 1596년 10월7일에 이순신은 한산도에서 여수에 와서 어머니의 수연 잔치를 베풀었고 10월10일에 생애 마지막 이별을 하였다.

1597년 4월에 변씨 부인은 이순신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로 올라갔다. 그녀는 배를 타고 아산까지 가는 도중에 풍랑을 만나 배 위에서 숨을 거두었다. 백의종군 중인 이순신은 4월13일에 아산에서 임종소식을 들었고 여수에서 관이 올라와 모친 장례를 치렀다.

이처럼 여수는 구국과 효도의 표상인 충무공 이순신의 고장이다.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약무호남 시무국가)'고 이순신이 말하였듯이, 여수가 없으면 이순신도 없다.(약무여수 시무순신).
이러함에도 여수는 한산도나 명량, 아산 현충사에 비하여 존재감이 덜하다. 이순신 유적지를 보기 위해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얼마나 될 까? 이충무공 유적지를 다 둘러 본 여수 시민이 전체 시민의 몇 퍼센트나 될까?

사실, 여수시는 이순신 광장조성 등 하드웨어에는 엄청 투자하는데  홍보와 문화콘텐츠 제작 등 소프트웨어에는 다소 소홀하다는 느낌이 든다.  
마침 여수신문은 금년에 이순신을 알리는 만화를 제작하여 청소년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박근혜 정부는 올해부터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하여 문화향유를 도모한다고 한다. 여수시는 이 날 '이순신 유적지 버스투어 서비스' 를 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