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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poet 한 편

[스크랩] 파도 시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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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님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유치환-(190.8.7 .14  1967. 2 .13 )

 



파도는 왜 아름다운가 - 윤수천 

내가 당신에게로 갈 수 있는 길은
오직 이 길밖에 없다.
내 몸을 둘둘 말아 파도를 만들어
끝없이 끝없이 부서지는 일
곤두박질을 치며 부서지는 일

파도는 부서지고 싶다.
차라리 닳아지고 부서져 아름답고 싶다.

당신에게로 가는 길은
오직 이 길뿐이므로
(윤수천·시인, 1942-)

 


파도 -  정숙자

잠들지 못하는 기억 하나가
되돌아오고
되돌아가고
(정숙자·시인, 전북 김제 출생)

파도 - 이구학

죽이고 또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얼마를 더 죽여야만
죽일까 저 바다를,

신새벽
허연 뼈 하나
일어서는
이 그리움을...
(이구학·시인, 전북 순창 출생)


파도 - 조명선


위험스런
광녀의 깔깔대는 관능이다

뜨겁게
밟고 가는 절묘한 떨림이다

환장할!
오르가슴의
숨막히는 간통현장
(조명선·시인)


파도 - 박우복

제도
오늘도
계속
밀려오기만 하였다

어둠이 오고
새벽이 와도
한 번도
뒷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박우복·시인)


파도 - 오세영·

지우고 쓰고
쓰고 지우고,
파도가 밀려온다.
울고 웃고,
웃고 울고
한나절, 갯가에
빈 배 지키며
동,
서,
남,
북,
소금밭 헤매는 갈매기같이

지우고 쓰고,
쓰고 지우고,
萬里長書로 밀리는 파도.
(오세영·시인, 1942-)


 파도 -신달자

누가 저렇게 푸른 종이를 마구잡이로 구겨 놓았는가
구겨져도 가락이 있구나
나날이 구겨지기만 했던
생의 한 페이지를
거칠게 구겨 쓰레기통에 확 던지는
그 팔의 가락으로
푸르게 심줄이 떨리는
그 힘 한 줄기로
다시
일어서고야 마는
궁극의 힘
(신달자·시인, 1943-)


파도 - 공석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타협하는 마음에
매질하는 소리를 듣는다

못난 놈
비겁한 놈
밤새도록
비난받아 마땅하다
(공석진·시인)


 

파도의 꿈 - 차수경


하염없이 돌진하여
창백한 포말로
부서지는 저 고행
어느 먼 대양을 지나
도움닫기로 이곳까지와
넘지 못할
절벽 앞에 부서지는가
얼마나 더
깊은 상처로
수면을 보듬어야만
파도는 절벽을 넘어
떨리는 전율로
뒤돌아서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다볼까
(차수경·시인, 충남 서산 출생)


파도의 비명 - 최다원

파도는 왜 밀려오고 밀려가며
울부짖는 것일까

왜 밤이면 별들은 슬픈 눈빛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기나긴 가을밤을 풀벌레는
왜 목이 쉬도록 울어대는 것일까

나는 왜 모두가 잠든 고요한 이 밤
홀로 깨어 뒤척이는 것일까
(최다원·화가 시인)


 파도- 한승필


파도는 홀로 울지 않는다
파도는 홀로 물결치지 않는다
그것은 절망 속의 기지개 같은
물새들의 몸부림일 뿐이다
누가 보았던가 갓 잡은 생선의
아가미의 벌떡임을

파도가 방파제를 때리는 것은
해일로 갯마을을 쓰러내려는
반역의 폭풍이 아니다
그것은 내일의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해맞이다
진군의 용트림이다
(한승필·시인, 경기도 포천 출생)


파도- 유소례·

성난 사자가 꼬리 풀어
줄줄이 달려온다

소리 치며
입에는 거품 물고
먹이 사냥 나선다

하이얀 모래밭은
반항도 놀람도 없이
넓은 가슴 펴고
조용히 부서진 짠물을 마신다.
(유소례·시인, 전북 남원 출생)



파도-장은수

잠들지 않은 영혼이
파도를 타고 온다

풀어헤친 여인의 머리채인 양
海溢은 바다를 흔들어

어둠 속에 물기둥
하늘에 세우더니

광기들을 내려놓아
바다 깊이 침몰시킨다

고독은 몸부림치면 칠수록
까마득히 깊어만 간다.
(장은수·시인, 충북 보은 출생)


파도문효치


파도는
힘을 가지고
섬을 부추겨 일으키고 있구나.

섬을 일으켜
푸르게 높게 떠올리고 있구나.

가슴속에서
출렁거리는 사랑이여,
네 힘이 스러지면
나는 곧 한 사발의 물에 불과함을,
엎질러지는 물에 불과함을,

파도는 몸으로 말하고 있구나.
바위에 몸을 던져 깨뜨리면서
말하고 있구나

섬이 가라앉을까 두려워
파도는 그 신잡힌 몸짓을 멈추지 못하고

사랑이여,
한 사발의 물을 엎지르지 않기 위해
나에게서 떠나지를 못하는구나.
(문효치·시인, 1943-)
 


Raul Di Blasio / Oto AI (파도소리)

 

 

 

 

 

 

 

 

 

 

 

 

출처 : 청산아 청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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