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씨 '송강문학기행' 출간 |
입력시간 : 2009. 02.02.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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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화권 답사 삶의 궤적 오롯이 담아
누정문학 길라잡이·문화유산 이해 도움
송강 정철(1536∼1593)은 성산별곡,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훈민가 등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가사문학을 통해 우리말 어휘의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준 한국 시가문학의 대가로 꼽힌다.
그는 특히 호탕하고 비장한 시풍과 한문투를 벗어나 자유자재로 우리말을 구사해 우리 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구운몽을 지은 서포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 "예로부터 조선의 참된 문장은 오직 이 세 편(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뿐"이라고 극찬했다.
현직 공무원으로 문학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김세곤(56)씨가 쓴 '송강문학기행-전남 담양'(열림기획 펴냄)에는 가사문학의 본향으로 불리는 담양 곳곳의 답사를 통해 송강문학의 체취와 궤적을 오롯이 담아냈다.
그는 책 집필을 위해 환벽당과 식영정, 소쇄원, 송강정, 면앙정 등 담양 일원에 자리한 가사문학권을 수차례 찾았고 지난 2006년 11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총 35회에 걸쳐 담양군청 홈페이지에 '송강 문학기행-송강은 아직도 흐르는데'를 연재하기도 했다.
그는 이 연재에서 송강을 중심으로 그와 인연을 맺었던 스승과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송강문학과 정신세계를 살폈다.
이를테면 환벽당에서는 송강을 처음 가르친 김윤제를, 식영정에서는 성산별곡의 주인공 김성원을,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고경명과 한시에 능한 임억령을 만났고 소쇄원에서는 소쇄처사 양산보와 귀거래한 하서 김인후를, 송강정에서는 평생친구인 이이와 성혼을, 면앙정에서는 우리말 가사의 대가인 송순과 7년간 이황과 사단칠정 논변을 한 고봉 기대승, 황진이에게 잔을 붓고 제를 올린 풍류객 백호 임제 등을 만났다.
이 책은 '어떤 길손이 성산에 머물면서'를 시작으로 '그림자도 쉬고 있는 식영정' '대숲 바람 부는 소쇄원' '송강은 지금도 흐르는 데-송강정' '굽어보면 땅이요, 우러러보면 하늘이라' 등 총 5장에서 글과 사진을 통해 송강문학의 도도한 흐름과 사는 동안의 인연, 학문적 여정을 그려냈다.
특히 이 책은 송강문학 답사 안내 책자이자 담양누정문학의 길라잡이 중 양서로 손색이 없다.
김씨는 "이번 기행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송강정 등 각 정자마다 붙어 있는 한시들의 해석이었다"며 "국역자료를 찾고 굴원과 도연명, 두보 등 중국 문장가를 통해 한시 내역을 알고 나니 조선 선비들의 풍류를 알 수 있었고 남도문화유산을 이해하는 책으로 일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설가 한승원씨는 "송강문학기행은 송강 연구 논문들과 자료들을 속속들이 읽고 현장을 샅샅이 둘러본 꼼꼼함에다가 정밀해진 문장력이 더해진 저자의 가사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책 표지그림은 조진호 화백이 그렸다.
김씨는 53년 여수에서 태어나 전남대 법과대학을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 광주지방노동청 근로감독과장 등을 거쳐 현재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역사기행집 '남도문화의 향기에 취하여' 등 다수 저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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