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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

한가한 삶이 좋아라 -백거이

 

 대나무 사이 사립문 굳게 닫아 걸고

 소나무 아래 뜰마당 깨끗이 쓸어낸다.

 저녁 바람 앞에서 홀로 읊조리니

 나의 이 기분 누가 알리오

 

 산을 바라보며 하루종일 앉아 있고

 책을 베개 삼아 잠시 누워 잠잔다.

 그 누가 나와 함께 노닐면서

 한가로운 정취를 느껴볼까나

 

  閑居

 

 深閉竹間扉

 靜掃松下地

 獨嘯晩風前

 何人知此意

 看山盡日座

 枕帙移時睡

 誰能從我遊

 使君心無事

 

 

한거

 

심폐죽간비

정소송하지

독소만풍전

하인지차의

간산진일좌

침질이시수

수능종아유

사군심무사

 

 

당나라 시인 백거이 (백낙천)의 시이다.  한가롭게  사는  모습이  마냥 좋다.

옛 집을 가 보면 대나무와 소나무는 집 근처에 있다. 대밭은 집 뒷 숲에 있고, 소나무는 집 앞 동구밖에 있다.

소나무와 대나무, 절개와 고고함을 자랑하는  이 것들은 군자나 은자에게 적격이다.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중 소나무와 대나무가 나오는 것은  그 만의 독특함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의 시조가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그 시조 자체가 쉬운 우리말로 지어졌다는 그 점 때문일 것이다.  어떤 좋은 작품도 대중성을 가져야 한다.

대중성이 없으면 그 작품은 그냥 서가에 꽃혀 있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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