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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쓰기

정해년 -돼지해

정해년 돼지해
2007년 01월  
 

한자 저(猪)·시(豕)·돈(豚)·체(巡)·해(亥) 등으로 표기되는 돼지라는 명칭은 예로부터 돝 또는 도야지로 불려왔던 돝아지(도야지)가 변해서 된 것이다.
『삼국지(三國志)』 부여조의 저가(猪加)라는 관직 명칭으로 보아 우리나라는 약 2000년 전부터 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으로 짐작된다.
돼지는 일찍부터 제전(祭典)에 희생으로 쓰였는데,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에는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낼 때 쓰는 희생인 교시(郊豕)란 기록이 여러 차례이다.

또한 조선시대 연중행사와 풍속에 대해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산돼지가 납향(臘享)에 제물로 쓰였다는 기록하였다. 즉 동지 후 세번째 미일(未日)인 납일(臘日)에 종묘와 사직에 큰 제사를 지내는데, 이때 산돼지와 산토끼를 썼다. 이러한 유래로 인해 오늘날에도 무당의 큰 굿이나 동제(洞祭)에는 돼지를 희생으로 쓰고 있다.
세시풍속으로는 정월 첫 돼지날인 상해일(上亥日)에 피부가 검은 콩깍지로 문지르면 살결이 희고 고와진다고 한다. 돼지 살결이 검고 거친 데서 그 반대의 뜻으로 생긴 속신이다.
또 이 날 바느질을 하면 손가락이 아리고, 머리를 빗으면 풍증이 생긴다하여 빗지 않았다. 한편 궁중에서는 풍년을 비는 뜻으로 곡식의 씨를 태워 넣은 ‘해낭(亥囊)’이란 주머니를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나이가 젊고 지위가 얕은 내관들은 횃불을 들고 이리저리 내저으면서 “돼지주둥이 지진다”하며 돌아다녔다.
돼지해인 올해는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라 한다. 이 해에 태어난 아이는 재물 복이 있다하여 지난해에는 임신을 위해 서둘러 결혼하려는 신랑신부로 예식장이 초만원된 진풍경이 빗어졌다.
정해년(丁亥年)의 ‘정(丁)’이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내년이 ‘붉은 돼지의 해’이며 음양오행을 더해 계산하면 황금돼지의 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명리학이나 민속학에선 황금돼지해는 황당한 속설로 보며, 역술가들은 정해년을 ‘붉은 돼지의 해’로 해석할 수 있긴 하지만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는 건 근거 없는 과장이라 한다. 
경제 침체와 어지러운 정국이 지속되다 보니 좀 더 나은 장래에 대한 염원으로 ‘쌍춘년’과 ‘황금돼지해’란 속설이 더욱 횡행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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