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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 칼럼

김세곤의 독일 슈테델 미술관 기행 [23회]단테의 ‘신곡’ 지옥편 제3~5옥 식탐,탐욕,분노

김세곤의 독일 슈테델 미술관 기행 [23회]
  •  김세곤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25.01.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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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지옥편 제3~5옥 식탐,탐욕,분노

 

# 제3옥 식탐 (제6곡)
제2옥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단테가 정신을 차리자, 그는 이미 제3옥에 들어와 있었다. 이곳엔 혹심한 영겁의 비가 내리는 곳이었다.

탑 위에 있는 복수의 세 여신, 구원의 천사(지옥편 제9곡 제5옥), 보티첼리, 1481-1487, 바티칸 시국 바티칸 사도 도서관 소장

거대한 우박과 구정물이 눈과 뒤섞여 어두운 하늘에서 내리고 흠뻑 젖은 대지는 지독한 냄새를 뿜어냈다. 여기에서 머리가 셋이고 개(dog)처럼 생긴 케르베로스가 거기에 잠긴 사람들을 향해 짖어댔다.

단테는 이곳에서 '치아코(돼지)'라고 불리는 피렌체 출신의 남자를 만났다. 치아코는 피렌체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고, 최후의 심판을 기디리고 있었다.

# 제4옥 탐욕 (제7곡)
제4옥 입구에서 단테는 플루톤(지하 세계의 왕으로 풍요의 왕이다)를 만났다. 플루톤은 단테의 앞을 가로막지만, 베르길리우스의 호통에 물러난다. 제4옥에서 단테는 또 다시 경악을 금치 못할 광경을 목격하였다.

많은 무리들이 두 패로 나뉘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무거운 짐(금화 주머니)를 굴리고 있었다. 왼쪽에서는 인색한 자들이, 오른쪽에서는 방탕한 자들이 서로 다가와 맞부딪칠 때마다 “왜 그렇게 모으기만 하느냐?”, “왜 쓰기만 하는 거야?”라고 서로 욕하고 저주하였다.

이를 본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리고 왼편의 많은 대머리들은 성직자로 보이는데 그들은 왜 여기 와 있습니까?”

“여기 있는 사람 모두는 재물을 지나치게 낭비했거나 지나치게 인색하여 아무리 좋은 일에도 돈 쓰기를 주저한 사람들이요. 대머리들은 교황들과 추기경들이었지. 이들은 지나치게 탐욕을 부렸어. 자, 이제 길을 재촉합시다.”

# 제5옥 분노 (제8-제9곡)
단테 일행은 제5옥이 있는 골짜기로 갔다. 그곳에서 개울물을 내려다보니 개울물은 부글부글 끓으면서 역류했다.
이 흐름이 끝나는 곳에 늪이 버티고 있었다. 그 이름은 스틱스였다.

그 늪에서는 진흙에 덮여 뒹굴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모두 발가벗었고, 성난 얼굴이었다. 이들은 서로 난투를 벌이다가 서로의 살점을 물어뜯고 있었다.

베르길리우스가 말했다.
“분노를 이기지 못한 영혼을 보아라.”

단테 일행은 이들을 바라보면서 멀리 성벽 위에 높은 탑이 있는 곳에 다가섰다. 그때 조그만 배 한 척이 그들을 향해 오고 있었다.
뱃사공은 플레기아스(전쟁의 신 마르스의 아들. 태양의 신 아폴론이 자기의 딸 코로니스를 유혹하자 아폴론에게 바쳐진 델피 신전을 불태웠다고 한다.

신에 대한 도전으로 지옥에 떨어졌으며 분노의 화신으로 불린다)였는데, 그는 단테가 배 타는 것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베르길리우스는 플레기아스를 설득했고, 두 사람은 배를 탈 수 있었다.
배는 악마의 도시 ‘디스’ 입구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하늘에서 추방된 천사들이 성을 내며 두 사람이 못 들어오도록 문을 닫아버렸다. 이때 성벽 위 탑 꼭대기에 피투성이를 한 복수의 세 여신이 나타났다.
그녀들은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푸른 물뱀의 띠를 두르고 있었고, 실뱀과 뿔 뱀으로 된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관자놀이를 칭칭 감고 있었다.

이들은 그리스 신화에서 에리니스라 불리는 복수의 여신으로, 왼쪽에는 메가이라(질투의 여신), 오른쪽에는 알렉토(멈추지 않는 분노의 여신), 가운데는 티시포네(살해의 복수 여신)이었다.

복수의 세 여신은 비명을 질러댔다.
“메두사를 불러라. 저 놈을 돌로 만들자!”

그들은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울부짖었다. 자칫하면 단테는 돌이 될 운명이었다. 이러자 베르길리우스는 자신의 손으로 단테의 눈을 덮어주었다.

이 때 한 천사가 등장하자 타락한 천사들이 흩어졌다.

천사는 문에 이르러 가느다란 지팡이로 건드리자 문이 열렸다.
단테는 문을 지나자 마자 주위를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무덤들이 아수라장을 이루며 전역을 뒤덮었다. 여기저기 무덤 천지였다.

( 참고문헌 )
o 단테 지음 · 박상진 옮김, 신곡 지옥편 -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메디아 민음사, 2007

o 윌리스 파울리 지음 · 이윤혜 옮김, 쉽게 풀어쓴 단테의 신곡 –지옥편, 예문, 2013

o 단테 알리기에르 지음 · 서상원 옮김, 신곡, 스타북스, 2019

o 바르바라 다임링 지음 · 이영주 옮김, 산드로 보티첼리, 마로니에북스,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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