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의 역사칼럼]해방정국 3년 톺아보기(61)
-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 다른기사 보기 +
- 입력 2024.08.14 12:40
- 댓글 0
- 본문크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프린트
SNS 기사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조선정판사 위폐사건(16)-정판사 위폐사건 10-11회 공판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 정판사위폐사건 제10회 공판
제10회 공판은 9월 6일 오전 10시부터 개정하여 피고 신광범(辛光範)에 대한 사실심리가 시작되었는데 재판장의 질문이 사건의 핵심점에 이르자 피고는 전면적으로 사실을 부인하고 또 재판장은 앞뒤에 쌓여 있는 증거물을 일일이 제시하며 혹은 위폐제조 현장을 목격했다는 증인심문조서를 낭독하며 범죄사실을 추궁하는 등 이날 공판도 역시 피고의 일관한 사실부인으로 끝을 마치고 오후 2시에 일단 폐정하였다.(동아일보 1946년 9월 7일)
# 제11회 공판
제11회 공판은 9월 9일 오전 10시부터 양원일(梁元一) 재판장 주심아래 개정되어 피고 송언필(宋彦弼)에 대한 심리가 계속되었다. 재판장으로부터 백 원짜리 위조지폐를 보이며 기억이 있는가를 물은 뒤 경찰에서 자백한 것을 보면 여러 가지로 피고에게는 불리한데 무슨 반증이라도 있는가를 묻자 피고 송언필은 “그러한 위조지폐는 여기서 처음 보고 이 사건은 원체 전부 경찰의 고문으로 인한 허위자백이다. 반증을 든다면 첫째로 위폐를 만들었다는 작년 10월 하순경 박낙종(朴洛鍾)은 정판사 공장의 윤전기(輪轉機)를 사려고 부산 방면으로 내려갔다가 11월 중순 혹은 하순경에 상경(上京)하였다.
둘째로 12월 27·28·29의 3일간 연말 경계로 국군준비대가 주야로 엄중히 정판서를 경계하였는데 어느 틈에 야업을 하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셋째로 나는 12월 25일부터 31일까지 마포에 있는 내집에서 경서(京西)청년회 간부 7·8명을 모아 놓고 저녁 7시부터 2·3시간씩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강좌를 하였다. 나에게 강의를 받은 사람은 이균 김순재 외 5명이며 2월 중의 반증으로는 2월 둘째 토요일 오후 4·5시부터 정판사 사장실에서 과장회의를 열어 8시경까지 하고 계속해서 떡국을 먹고 밤 10시반경에 해산하였고 해산하여 집에 돌아갈 때는 인순규 김창선 정명환 박상준 정판사의 문선(文選) 주조(鑄造) 식자(植字) 각 고장과 동행하였고 2월 중에도 역시 국군준비대가 야간경비를 하였다.
기소사실에는 김창선과 숙직을 함께 했다고 하였는데 10월에는 그런 숙직제도가 없다고 기소사실을 전혀 부인한 후, 재판장으로부터 “이 사건에 대한 피고의 심경은 어떠한가?” 하는 물음에 송언필은 “대단히 복잡하다. 나는 이 법정에서 이번 두 번의 재판을 받는다. 처음에는 15년 전에 당 법정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이라는 허구사실의 죄명으로 5년의 징역을 받았다. 작년 8·15 전후해서 나는 늙으신 어머니에게 이제는 징역은 다시 안 갈 것이라고 말하였다. 해방 후 여기에 또 나오게 되니 감개무량하고 그 분함을 말할 바 없다. 경찰에서 받은 모욕과 고문을 검사에게 호소하여 이 사건을 당신들이 잘 처리해 달라고 하였으니 기대에 어긋나는 그 태도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으며 차라리 이곳에서 죽어버리자고까지 생각했다.”고 백발의 흰머리를 쓰다듬으며 장시간에 걸쳐 진술하였다.
이어서 김 검사의 말이 있은 뒤 조재천 검사로부터 “고문 적게 받은 송언필의 격렬한 태도는 대단 흥미있는 일이다. 180도 전환이다.”라고 피고에게 말하자 송언필의 답변이 있고 또다시 위폐 2백만원이 금고안에 들어가는지도 알 수 없고 그 돈을 이필상(李弼相)이 가지고 성동역에서 통근하였고 정판사 운영금이 부족해서 피고 외 1인의 가옥을 근저당하여 4월 중에 조흥은행 마포지점에서 5만원을 차용한 사실이 있으며 2백만 원 위례한 사실이 있다면 이렇게 돈을 얻어 쓸 필요가 없다는 것과 밤새워 야근을 했다면 기계도는 소리가 근처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진술한 후 이어서 변호사들의 보충심문이 있은 후 오후 12시반 넘어 일단 심리를 마치고 휴정하였다.(서울신문, 동아일보 1946년 9월 10일)
(참고자료)
o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타베이스, 한국현대사료 DB, 자료 대한민국사 제3권 1946년 9월
'한국 근현대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세곤의 역사칼럼]해방정국 3년 톺아보기(59)조선정판사 위폐사건(14)-위폐사건 제4-5회 공판 (0) | 2024.08.25 |
---|---|
[김세곤의 역사칼럼]해방정국 3년 톺아보기(45)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0) | 2024.08.15 |
<김세곤 칼럼> 해방정국 3년 톺아보기 (1) 8.15 해방 (0) | 2024.05.18 |
<김세곤 칼럼> 해방정국 3년 톺아보기(44) 미소공동위원회(美蘇共同委員會) (2) (0) | 2024.04.24 |
<김세곤 칼럼> 해방정국 3년 톺아보기 (39) (1) | 2024.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