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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야기

김세곤의 세계미술관 기행[2]-독일 프랑크푸르트슈테델미술관

김세곤의 세계미술관 기행[2]-독일 프랑크푸르트슈테델미술관
  •  김세곤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24.07.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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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1일(일요일) 14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Städel Museum)에서 렘브란트의 ‘눈먼 삼손’ 등을 관람한 후에 다른 전시실의 그림 등을 감상했다.
그림들이 너무 많고 화가들도 잘 몰라서 주마간산으로 건너뛰다가 미인 그림 앞에서 멈추었다.
이 그림이 바로 ‘비너스의 탄생’으로 유명한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4/1445–1510) 작품이다.
보티첼리는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전시된 ‘비너스의 탄생(1483-1485년 경)’으로 우리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다.

 

2016년에 패키지 투어로 피렌체에 갔을 때 시간이 없어서 우피치 미술관을 못 간 것이 너무 아쉬웠었다.

필자는 독일에서 난생 처음으로 보티첼리의 그림을 보는 행운을 얻었는데, 그림 제목은 ‘이상적 여인의 초상 –요정 시모네타 베스푸치의 초상’이고 1480-1485년 작품이다.

이상적 여인의 초상화

안내문을 읽어보니 슈테델 미술관이 1849년에 구입하였다.
1825년부터 독일에 소재했던 이 그림은 처음에는 프랑크푸르트 화상인 프란츠 에버하르트 빈터의 소장품이었다.

그는 1849년 4월에 슈테델 미술관에 매각하였다.
이 그림은 1990년대 초까지 대부분의 미술평론가들이 작업장의 공동 작품이거나 보티첼리의 초안을 따라 아코포 델 셀라이오가 그린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1995-1996년에 대대적인 복원 작업 결과 보티첼리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상적 여인의 초상화 안내문

그러면 산드로 보티첼리에 대하여 알아보자.
산드로 보티첼리의 정식 이름은 알레산드로 디 마리아노 디 반니 필리레피이다.
산드로는 세례명인 알레산드로가 축약이고, ‘작은 술통’이라는 의미의 보티첼리는 뚱뚱한 맏형 조반니의 별명에서 따온 것이다.

보티첼리는 1444/1445년경 제혁업자인 아버지 마리아노 디반니와 어머니 스멜다의 4남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노밸라 성당 근처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 병약했는데 금세공인 둘째 형 안토니오 밑에서 일했다.
18세되는 1461/1462년 무렵에 그는 피렌체에서 유명한 화가 중 한 사람인 수사 프라 필리포 리피 문하에서 도제 수업을 받았다.

5년간의 도제 수업 끝에 그가 그린 첫 그림은 ‘동방박사의 경배(1465-1467)’이다.
이 작품은 초보화가로서 미숙함과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동방박사의 경배

그런데 1475년에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는 아주 미천한 출신의 벼락부자 델 라마의 주문이었는데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입구에 위치한 장례 예배당의 재단화였다.
델 라마는 중개상이자 환전상으로 일하며 상당한 재산을 모았고 메디치 가문과의 친분을 드러내고 싶어 메디치 가문사람들을 묘사하도록 주문하였다.

조르조 바사리(1511~1574)의 『미술가 열전』에 따르면 메디치가의 세 인물이 확인된다.
성모가 안고 있는 아기 예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이가 코시모 데 메디치(1389-1464)이다.
가운데에 붉은 망토를 입고 무릎을 꿇은 이는 코시모의 아들 피에로(1469년 사망)이고, 수도원장과 얘기를 나누는 듯한 오른편 인물은 코시모의 또 다른 아들 조반니(1461년 사망)이다.

또한 가장 왼편에 붉은 상의를 입고 칼에 기대어 있는 젊은이는 기사 줄리아노(1453-1478)이고, 오른편 중간에 검은 옷에 붉은 띠를 하고 있는 이가 로렌초 일 마니피코(1449-1492 위대한 로렌초)이다.
줄리아노는 로렌초의 동생인데 시모네타와 연인관계였고 1478년에 파치가의 음모로 피렌체 대성당에서 암살당했다.

한편 가장 오른편에 노란 옷을 입고 관람자를 바라보는 이가 보티첼리인데 상당히 거만한 표정이다.

( 참고자료 )
o 바르바라 다임링 지음·이영주 옮김, 산드로 보티첼리, 마로니에북스, 2005
o 실비아 말라구치 지음 · 문경자 옮김, 보티첼리, 마로니에북스, 2007
o 키아라 바스타외 지음 · 김숙 옮김, 보티첼리, 예경,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