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의 유럽여행 단상(斷想) - 독일 프랑크푸르트(2): 겨울나그네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호남역사연구원장)
3월 31일 오전 8시 15분, 호텔에 짐을 맡기고 하이델부르크 가는 버스 정류장부터 확인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3분 정도 가니 버스정류장이 있다. 19시 58분 버스이니 프랑크푸르트에서 11시간 정도 투어를 할 수 있다. 1일 전철 티켓을 끊고 맨 먼저 간 곳은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이다.
08시 40분에 프랑크푸르트 대학교 웨스트엔트 캠퍼스에 도착했다. 산책을 하면서 법학·경제학관 건물등을 보았다. 개신교 및 가톨릭 학생회
기숙사도 있다. ‘괴테 스쿨’ 안내 표시판도 보았다.
9시 10분에 홀츠하우센스트라세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들어가서, 오페라하우스 구관을 구경하고 괴테하우스에 도착하니 10시였다. 괴테 하우스 입장료는 10유로이다. 그래서 근처 관광안내소에 가서 52유로에 ‘부부 박물관 티켓’을 구입하였다. 1인당 26유로이면 프랑크푸르트 박물관을 여러 군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오후에 필자는 영화박물관,통신박물관, 슈테델 미술관, 유대인박물관 등을 관람했다.)
괴테 하우스 입구에서 직원에게 한글판 안내서를 달라고 했더니 없단다. 영어판이 있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떨어졌단다. 하는 수 없이 일어판과 불어판 안내서를 챙겼다. 오늘도 한국 사람들을 여러 명 보았는데 한글판 안내서가 없다니.
사진 1 괴테하우스 입구
10시 45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갔다. 독일낭만박물관(Deutsche Romantik Museum)이다. 이곳은 18세기 말엽에서 19세기 전반(前半)의 독일 낭만주의에 대한 작가·화가·음악가 등을 전시하고 있는데, 아는 바가 별로 없어 빠른 속도로 지나쳤다.
그러다가 ‘질풍노도(Sturm und Drang)’란 단어를 보았다.
'질풍노도(疾風怒濤)'는 1770-90년까지 전개된 독일의 문학 운동으로서 기존의 관습 체계, 도덕적 질서, 권위적 사회 체계 등에 저항하면서 개인의 해방과 독자성을 내세웠는데, 대표적인 작품이 괴테(1749~1832)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이다.
25세의 젊은 괴테가 1774년에 출간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독일 낭만주의 문학의 진수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실연(失戀)과 사회적 좌절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하는 젊은 변호사 베르테르의 비극을 묘사한 이 작품은 당시 시대와 타협할 수 없었던 많은 젊은이에게 자살을 유행 (베르테르 신드름)시키기도 하였다. (나폴레옹도 이 책을 7번이나 읽었고, 1808년에 괴테와 나폴레옹 황제는 만났다.)
다시 주마간산으로 관람하다가 <Winterreise (겨울여행>(우리는 ‘겨울 나그네’로 부른다) 코너에서 멈추었다.
“ 1823/1824
겨울 여행, 빌헬름 뮐러와 프란츠 슈베르트는 얼음과 눈을 가로질러 연인을 보낸다. ... 1827년초에 슈베르트는 뮐러의 시에서 12곡을 작곡하고 10월에 뮐러의 시 12곡을 더 작곡하였다. ...”
이곳에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1794년 10월 7일 ~ 1827년 9월 30일)가 작사하고 슈베르트(1797~1828)가 1827년에 작곡한 ‘예술가곡’(Kunst-lied) <겨울나그네(겨울여행)>가 전시되어 있다니.
코너 앞에는 뮐러와 슈베르트의 엽서가 꽂혀 있고 노래 듣기 방도 별도로 있다.
사진 2 Winterreise 게시판
〈겨울 나그네〉는 총 24개의 곡으로 ‘Gute Nacht(잘 자요)’로 시작하여 ‘Der Leiermann (거리의 악사)’로 끝나는데, 제5곡 ‘보리수’가 가장 유명하다.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보리수 노래를 배운 생각이 난다.
슈베르트가 별세하기 1년 전에 작곡된 <겨울나그네>는 실연 당한 남자가 겨울에 정처 없이 떠돌면서 설경(雪景) 속을 헤매는 나그네의 감정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노래는 평생 결혼도 못한 슈베르트 이야기였을까.
한편 슈베르트는 괴테의 열렬한 팬이었다. 1814년에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에서 강렬한 영감을 얻어 <물레잣는 그레첸 Gretchen am Spinnrade>을 작곡하였고, 1815년에는 괴테의 시 <마왕>을 작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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