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30일 퇴임하는 김세곤 전남노동위원회 위원장, 무등일보 2011.6.27 |
입력시간 : 2011. 06.27.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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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대한 전문성·노사 중립적 자세 유지 노력
수필집 출간… 향토 역사·문화 알리는데 한 몫
역사 속의 호남인들의 이야기나 남도 기행 등을 출간하면서 '책 내는 공무원'으로 유명한 김세곤(58) 전남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30일 36년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향토역사문화 전문가'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한다.
현재 본보에 '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2부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을 연재하고 있는 김 위원장을 만나 그 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1975년 1월 7급 공무원으로 전남도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고용노동부에서 줄곧 근무를 해왔다.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공공(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공무원이다. 지금까지 36년 6개월간 공직 생활을 해왔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어렵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특히 요즘 같이 고위직 공무원 비리 사건이 불거질 때면 공무원으로서의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된다.
노동위원회의 경우 부당해고나 노사분쟁을 해결하는 심판자의 역할을 하는 데 각각의 이해관계 속에서 공정한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노사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공직생활기간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많았을 것 같은데.
▲7급 공무원으로 전남도청 사회과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 때 5·18이 발생했다.
그때 당시 무수히 많은 시신들의 신상을 파악하는 일을 했는데 30여년이 흐른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희생자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다 그 수도 너무 많아 어린 나이에 많이 놀랐던 것 같다.
고용노동부에서 일하면서는 밤샘 마라톤 협상끝에 파업을 막았던 전남대학교병원 노사분쟁이 떠오른다. 그때 당시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노조에서 파업 돌입을 앞두고 있었지만 노동위원들이 노사 양쪽 모두를 끝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대화를 하도록 유도해 결국에는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광주·전남 노사문제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타지역과 비교했을 때 광주·전남에서 유혈·폭력 사태를 초래하는 악성 노사분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외부에서 광주·전남 노사문제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아 이를 해소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는 물론 노동위원 등 노동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
노동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기본적으로 노사 문제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되며 광주·전남 노사분쟁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깨는 작업도 수반돼야 할 것 같다.
- 향토역사문화 관련 서적 출간 계기는.
▲지난 2005년 목포지방노동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틈틈이 적어 두었던 목포 이야기와 남도 문화 예술에 관한 소견, 가족 이야기 등을 엮어 '국화처럼 향기롭게'라는 수필집을 출간을 하게 되면서 책과 인연을 맺게 됐다.
평소 역사 속 호남인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들과 관련된 자료를 찾다 보니 자료의 대부분 한자로 돼 있어 일반인들이 읽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역사 속 호남인물은 물론 그들과 관련된 역사 현장이나 주변인물, 이야기 등을 대중들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설명해주기 위해 책을 발간하게 됐다.
사료(史料) 등 기본적인 자료를 토대로 역사 현장을 일일이 방문해 가면서 책을 펴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향토 역사·문화를 알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을 말씀해달라.
▲ 역사 속 호남인물을 중심으로 한 향토역사문화를 알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
주5일제 근무 등 여가시간이 증가됨에 따라 역사나 문화탐방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풍부한 문화유산 자원을 지니고 있는 호남지역은 보물 덩어리와도 같다.
호남을 찾는 외지인은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보다 쉽고 친근하게 향토문화역사를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김현주기자
약력
1953년 전남 여수 출생으로 광주 살레시오고, 전남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행정고시(1983년)에 합격해 광주지방노동청 근로감독과장, 주미한국대사관, 노동부 훈련정책과장, 목포지방노동사무소장, 노동부 법무행정팀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전남대 행정대학원, 고려대 대학원 사회학과, 영국 워릭대학교 대학원 노사관계학과를 졸업하고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다.
'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義의 길을 가다(2010년)', '고봉,퇴계를 그리워하다(2009년)', '송강문학기행-전남 담양(2007년) 등 모두 7권의 역사인물기행집 발간.
김현주기자 김현주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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