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표 음식이 무엇인가요.
아래 글은 전남일보에 나온 글이다.
광주 문화관광의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한번 읽어 볼만한 글이라 생각되어 스크랩하였다.
광주의 문화관광은 이제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일에 주력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식당의 친절, 접시를 개인마다 주는 일, 음식을 손님에게 구체적으로 소개하여 주는 일 등등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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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다. 뭘 식탁에 올려야 할지 난감하다. 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처럼 잡히지 않는다. 대전도 고민스런 모양이다. 대전시는 최근 연구 용역에 시민 설문조사까지 거쳐 대표 음식으로 '삼계탕' '돌솥밥'을 내놓았다. 여기저기서 "삼계탕이 뭔 대전 대표음식이냐"고 힐난했다. 차라리 대전역에서 후루룩 먹던 '가락국수'가 더 낫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전을 나무랄 일도 아니다.
광주시가 선정한 '광주 5미'(味) 중 하나가 '무등산 보리밥'이다. 꽁보리밥에 반찬 6~7가지를 비벼먹는 5000원짜리 음식이다. 무등산을 오르내리다 밥 때 먹는 '보리 비빔밥'정도다. 상다리가 휘고, 오묘한 발효음식의 진수가 넘친다는 전라도 광주의 대표음식이 보리밥이라니 좀 의아스럽다. 무등산 보리밥에 솔깃한 스토리가 있다는 얘기도 들은 바 없다.
광주 5미 또 하나가 '김치'다. 광주김치는 실상 전라도 김치다. 젓갈에 밥 풀을 확독에 갈아 고춧가루 듬뿍 넣은 맵고 알싸한 김치가 바로 남도 맛의 근원, 전라도 김치다. 근데, 광주에서 이 전라도 김치를 어디서 맛보고, 구입할 수 있는가. 광주김치 공동브랜드인 '감칠배기'는 '공장 김치'일 뿐이다.
'광주 한정식'도 마찬가지다. 외지인들은 상다리 부러질 듯한 '광주 밥상'을 떠올린다. 헌데, 1인분에 3만~5만원으로 비싸거니와 4인분(또는 한 상) 이하는 팔지도 않는다. 친구와 함께 미각여행을 왔다면 둘이서 최소 10만원 이상을 주고 먹거나, 아니면 포기해야 한다.
전국 지자체들은 지금 음식전쟁 중이다. 경남은 '이순신 장군' 밥상을 만들고, 대구는 '따로국밥' '막창' '찜갈비'를 3대 음식으로 정하고 지난해 '대구 음식산업 중ㆍ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오는 11월에 대구국제음식관광 박람회를 열어 '맛의 고장, 대구 원년'을 선포한다. 야심찬(?) 포부다.
경북 안동은 400억원을 들여 2만㎡ 규모의 '안동음식종합타운'을 짓고, 영양은 300년 전 전통조리법을 재현해 '음식 디미방'을 선보였다. 특히 대구ㆍ경북은 향토음식의 프랜차이즈 등 산업화에 올인하고 있다. '대구 교촌치킨' '포항 과매기' '안동 간고등어' '현풍 할매곰탕' '금산 삼계탕' '안동 찜닭'이 맛 없다고 무시하던 경상도 음식들이다.
전주는 일찌감치 지난 2000년부터 '전주 비빔밥'의 세계화와 인스턴트화를 추구했다. 우리네 입맛에는 밋밋하고 미끈거리는 전주비빔밥은 '세계 한식 베스트' 평가에서 '불고기'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등극한 셈이다. '즉석비빔밥'은 지난해 국내 매출 30억원에 해외 수출 30만달러를 달성했다.
진정한 전주 관광은 점심 때 '전주 비빔밥' 먹고, 저녁에 '전주 막걸리' 거리를 전전하다가, 이른 새벽 쓰린 속을 '전주 콩나물해장국'으로 풀어야 한단다.
춘천은 도심 2~3곳에 닭갈비ㆍ막국수 거리를 조성한데 이어 전국 최초로 먹을거리를 소재로 한 '막국수 체험박물관'을 지었다. 여기다 매년 8월 '춘천 닭갈비ㆍ막국수 축제'까지 열고 있다. 올해(26일)는 지난해보다 25만명 많은 1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닭갈비 1인분에 8000원이니 80억원, 막국수까지 더하면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대단한 직접 경제효과다.
이제 광주도 음식산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음식은 관광시장의 액세서리가 아니다. 음식산업은 파급력이 크다. 우리나라에 와인이 들어오면서 레스토랑, 바, 소믈리에(인력), 서적 등 거대한 와인산업 시장이 생겼다. 와인 생산지 답사여행 상품도 나왔다.
광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대표 음식'을 다시 찾아야 한디. 2인분 광주정식, 대표 음식점, 별미 음식 거리, 광주 음식페스티벌을 통해 소프트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최근 유치에 성공한 김치연구소와 김치센터, 김치축제를 총괄할 '광주 김치문화재단'을 창설해 김치의 메카가 광주임을 선언해야 한다. 더 멈칫거리면 대구가 한국 맛의 도시라고 할 판이다.
광주는 쉽게 말한다. "광주서는 뭐든지 먹을 만 해. 다 맛있당게."
그렇다면, 광주의 대표 메뉴는 뭐나요.
이건상 경제부장 gslee@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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