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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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사, 낙선 인사를 할 때에 이 시를 읊으면 어떨까?
꽃은 필때가 예쁘지, 꽃이 지면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는다.
지는 해를 보지않는 것을 알면서. 지는 것을 서러워할 필요는 없다.
지는 꽃은 꽃 모습 그대로 인정하자. 그리고 다시 꽃을 피우는 일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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