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문학관 소견
김세곤 (노동부 부이사관)
작년 12월 초에 목포투데이가 주관하는 ‘문화예술 CEO 대학’ 강의를 하기 위하여 오랜만에 목포를 방문하였다. 오후에 조금 시간 여유가 있어서 목포문학관을 찾았다. 갓 개관한 목포문학관이 갓바위 근처라고는 알고 있었으나 한 번에 찾기가 어려웠다. 안내 표지가 잘 안되어 있어서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앞 매점에서 위치를 물어 보아야 했다.
목포 문학관은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었다. 건물 모양도 아름답고 목포 앞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어 경관이 좋았다. 목포를 빛낸 문학인 박화성, 차범석 그리고 김우진의 내부 전시관 역시 잘 되어 있었다. 각 전시관 안에는 TV로 이 분들의 문학세계에 대한 설명도 있고, 사진과 포스터도 있으며 육필 원고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박화성 관에는 평소 글을 쓰던 서재와 병풍, 소품도 있어서 아주 인상적이었다.
다만 2층에 있는 김우진 관을 구경하면서 김우진과 윤심덕에 대한 에피소드를 찾아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솔직히 나는 이곳에서 일제시대에 ‘사의 찬미’ 노래로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희곡작가이며 목포 갑부인 김우진의 비련(悲戀)의 흔적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였는데 이 부분이 전혀 없어 너무나 아쉽다.
전체적으로 보면 목포문학관은 정말 잘 만들어져 있다. 앞으로 목포문학 발전에 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 가지 더 욕심을 낸다면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에 대한 평론이나 전기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를 그린 글들도 같이 전시 ․ 판매되었으면 하는 점이다. 몇 달 전에 체코 프라하를 갔을 때 프라하 성의 황금소로에 있는 카프카의 집에서 그의 일대기 책을 한 권 산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카프카의 문학세계에 대하여 상당한 이해를 하게 되었다.
문학관을 다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직원 한분을 만났다. 그 분에게 안내 팜프렛을 한 장 달라고 하였더니 아직 안 만들어져 있단다. 문학관을 소개할 팜프렛이 없다니. 잘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 그러면 이왕이면 외국관광객을 위한 영어, 일어, 중국어 안내 팜프렛도 별도로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린다. 남도문화도 이제 세계화에 대비하여야 한다.
덧 붙여서 나는 직원에게 문학관에 세 분 작가들에 대한 책이나 기념품 판매점이 있는지를 물었다. 답변은 판매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관광객이 관광만 하고 돈을 안 쓰면 지역경제에 무슨 도움이 될까? 목포를 빛낸 작가들의 작품 판매는 필요한 것 아닌가? 여건이 어렵다면 자판기 책 판매대라도 하나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금년은 광주 ․ 전남 방문의 해이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관광객이 이 지역을 방문하고 , 한번 온 관광객이 다시 찾아 올 수 있도록 하려면 작은 일 하나하나라도 꼼꼼하게 챙기는 현장성이 필요하다.
( 2008. 1.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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