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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인박사 유적지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유일하게 머리를 숙이는 사당과 박사가 수학했던 문산재와 양산재, 왕인학당, 백제문, 영월관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최영옥) 지난 12일 오후 영암군 군서면 동구림리 왕인박사 유적지. 일본인 이주여성인 우부가따 후미오(生方文代·38·영암군 미암면 선황리)씨와 중국 흑룡강성 출신 조선족인 최영옥(35·영암읍 교동리)씨가 관광객들에게 왕인박사의 업적과 관련 유적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03년 전남도와 영암군이 개설한 양성교육을 이수하고 나란히 도지사 인증서를 취득한 지역문화관광해설가. 유창한 한국어와 개성 있는 말솜씨, 친절한 해설로 관광객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낸다. 지역에서 수십년동안 살아도 잘 알지 못하는 문화관광 유적지를 손금 보듯 훤하게 꿰며 설명하는 이들의 진지한 표정에선 강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지난 1995년 사업가인 남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최씨는 “처음에는 집에서 살림에 전념하며 가끔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거기서 해설가 교육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좀 더 알고 싶어 참가했다”고 밝혔다. 국제결혼 10년째인 우부가따씨는 “지난 2000년부터 영암군의 소개로 관광객 통역을 맡다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신청했다”고 해설가교육 참가동기를 밝혔다. 이들은 4개월과정으로 짜여진 영암군 지리·역사·문화 등에 관한 이론 및 해설매너와 기법, 현장실습교육을 이수하고 이듬해 인증시험에 합격했다. 인증서를 따낸 이후 자원봉사활동을 해오던 이들은 2년 전부터 영암군종합관광안내소에 근무하며 관광가이드로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왕인문화축제 때는 통역 및 방송요원으로 활약해왔다. 덕분에 하루 3만∼3만5천원 정도의 고정 수입도 생겼다. 특히 우부가따씨는 연 500∼1천여명에 이르는 일본인 관광객을 도맡다시피 해왔고, 조선족 출신인 최씨는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을 주로 안내하며 문화관광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영암군의 자랑거리를 묻자 우부가따씨는 망설임없이 월출산과 영암도기를 꼽았다. “월출산 자락 구림마을은 왕인박사를 필두로 풍수지리의 시조인 도선국사, 고려 태조 왕건의 책사였던 최지몽, 가야금산조의 창시자 김창조 등 많은 인물을 배출했고, 이 곳 황토로 도기를 만들면 흙색깔이 제대로 살아나죠” 관광객들이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이들은 문화관광해설가로서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함을 느낀다. “한국인들은 안내를 마치고 나면 ‘우리도 못하는 것을 멀리 타국에까지 와서 해줘 너무 고맙다’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해 너무 몰랐던데 대해 부끄럽다’며 격려해주는 경우가 많아요”(최영옥) 왕인박사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우부가따씨는 “오래 전에 교과서에 실린 적이 있어 나이드신 분들은 기억하지만 지금은 모르는 더 사람이 많다. 다만 왕인박사가 활동한 오사카 사람들은 꾸준히 영암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해설 도중 튀어나오는 구수한 전라도사투리는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최씨는 “시골에서 살다보니 내가 하는 말이 사투리인줄도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관광객들은 사투리가 섞이는 것을 더욱 재미있어 하고 정겹게 받아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난 10여년의 한국살이에서 이들에게도 힘든 순간이 적지 않았다. 남편과의 성격차,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 한국인 특유의 순혈주의 때문에 고생도 많았다. 우부가따씨는 특히 언어습득과 음식맛 적응이 어려웠다고 한다. “가정생활에 필요한 한국어는 몇 개월이면 익힐 수 있지만 완전한 소통까지는 힘들어요. 특히 전문직종에서 활동하려면 좀 더 높은 수준의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의 교육프로그램은 거의 없어 아쉽죠” 쾌활한 성격의 최씨는 영암 정착 초기에 주부교실이나 자원봉사 등 여성단체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조선족의 경우 한국어 교육은 필요없지만 고부관계 등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실제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관광해설가 활동을 하는 데는 남편과 가족들의 배려가 든든한 배경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들은 지역유적에 관한 새로운 정보 습득과 해설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전남도여성회관 주관으로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전남도내 비교답사에도 타 시·군 문화관광해설가들과 함께 참석해 견문을 넓히고 있다. 전남도내 국제결혼 이주여성 가운데 시험을 거쳐 문화관광해설가 인증서를 취득한 사람은 모두 11명. 교육과정 이수자까지 합하면 5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각 시·군에서 관광도우미이자 문화유산지킴이로서 관광객 유치와 소득증대에 큰 몫을 해내고 있다. /정후식기자 who@kwangju.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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