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프랑스 에로틱 스릴러 세르주 노박의 겨울여행
아들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카프리로 가던 작가 다니엘(다니엘 오떼이유)은 배 위에서 만난 낯선 여자 밀라(안나 무글라리스)에게 충동적 감정을 느낀다. 격정적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이 재회한 곳은 결혼식장. 새벽에 먼저 떠난 그녀는, 알고 보니 아들의 신부였던 것. 당혹해 하는 다니엘과 달리, 며느리 밀라는 상대방의 신분을 알게 된 후에도 끊임없이 유혹을 계속한다.
‘세르쥬 노박의 겨울여행’(11월30일 개봉)의 설정에서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사랑을 다뤘던 제레미 아이언스·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데미지’(1994)를 떠올리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섹스 그 자체보다 욕망의 본질에 무게중심을 뒀던 ‘데미지’와 달리, ‘겨울 여행’은 상업영화로서의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에로틱 스릴러의 형식을 띤 영화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인의 유혹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진실을 이 장르 특유의 비율로 섞는다. 카메라는 다니엘과 밀라의 육체를 집요하게 탐닉하고, 그 사이사이로 다니엘이 왜 자신의 본명을 감추고 필명으로 활동하는지를 미스터리 기법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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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겉포장을 풀고 나면, 최근의 인문학이 반복해서 묻고 있는 질문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훔쳐보기와 권력의 함수, 욕망의 주체와 시선의 문제, 예술의 정체성에 관한 물음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앞서 지적했듯, 그 질문들이 자주 포즈나 패션으로 보인다는 것. 나폴리 카프리 등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을 골고루 찍은 영상은 ‘겨울여행’이 지닌 미덕이다. 2004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 페데리코 펠리니, 프랜시스 코폴라의 조감독을 했던 프랑스 로베르토 안도의 두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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