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 수양

『목민심서』 율기(律己) 6조

목민심서율기(律己) 6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청렴연수원 청렴강사)

 

18006월에 개혁 군주 정조가 별세하자 정약용(1762~1836)에게 불행이 닥쳤다. 그는 천주교 박해에 연루되어 180111월부터 1818년 여름까지 18년간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 살았다.

 

1817년에 정약용은 국가경영 개혁안 방례초본(邦禮草本)’을 지었다.

그런데 이 책을 마무리할 무렵에 갑자기 회의가 들었다.

 

이 책을 누가 볼 것인가. 누가 경세를 펼칠 것인가? 집권 세력 노론이 이 책을 보고 개혁을 할까?”

 

극도의 회의 속에 다산은 책 이름을 경세유표(經世遺表 경세를 유언으로 남기는 책)’로 바꾸고 집필을 중단했다.

 

1818년 봄에 다산은 강진 유배 중에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완성했고, 1821년 늦봄에 남양주에서 목민심서자서(自序)’를 썼다.

 

오늘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오직 거두어들이는 데만 급급하고 백성을 기를 줄은 모른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여위고 시달리고, 시들고 병들어 쓰러져 굶어죽은 시체가 진구렁을 메우는데, 그들을 기른다는 자들은 화려한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만을 살찌우고 있다.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 자서에서

 

목민심서는 부임에서 해관까지 1272조로 되어있는데 하이라이트는 단연 2부 율기(律己) 6이다. 율기(律己)자신을 가다듬는 일(修身)’이다. 무릇 공직자의 실천 강령이다.

 

 

그러면 율기 6의 명구(名句)를 읽어보자.

 

o 칙궁(飭躬 수령의 몸가짐)

 

“<정요(政要)>에 이르기를 벼슬살이하는 데에 석 자의 오묘한 비결이 있으니, 첫째는 청렴이고, 둘째는 삼감이고, 셋째는 근면이다.”

 

벼슬살이의 요체는 두려워할 외() 한 자뿐이다. ()를 두려워하고 법()을 두려워하며, 상관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두려워하여 마음에 언제나 두려움을 간직하면, 혹시라도 방자하게 됨이 없을 것이니 이는 허물을 적게 할 수 있는 것이다.”

 

o 청심(淸心 청렴한 마음가짐)

 

청렴은 수령의 본무(本務)로서 모든 선()의 원천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수령 노릇을 잘 할 수 있는 자는 없다.”

 

청렴은 밝음을 낳나니(廉生明) 사람이 그 마음을 숨기지 못할 것이요,

청렴은 위엄을 낳나니(廉生威) 백성들이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요,

청렴은 곧 강직하게 되니(廉則剛) 상관이 감히 가벼이 보지 않을 것이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그러므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않은 것은 그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무릇 지혜가 깊은 선비는 청렴을 교훈으로 삼고, 탐욕을 경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o 제가(齊家 집안을 다스림)

 

몸을 닦은 뒤에 집을 다스리고, 집을 다스린 뒤에 나라를 다스림은 천하의 공통된 원칙이다. 고을을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제 집을 잘 다스려야 한다.”

 

o 병객(屛客 청탁을 물리침)

 

고을 안에는 반드시 문사(文士)라 칭하는 자들이 있어서 시()나 부()를 쓰는 일로 수령과 교분을 맺고, 그것을 인연 삼아 농간을 부리니 그런 사람을 끌어들여 만나서는 안 된다.”

 

o 절용(節用 씀씀이를 절약함)

 

수령 노릇을 잘하려는 자는 반드시 자애로워야 하고, 자애로우려면 반드시 청렴해야 하며, 청렴하려면 반드시 절약해야 한다. 절용은 수령이 맨 먼저 힘써야 할 일이다.”

 

o 낙시(樂施 베풀기를 좋아함)

 

절약만 하고 쓰지 않으면 친척이 멀어지니 은혜 베풀기를 좋아하는 것이 바로 덕()을 심는 근본이다. 가난한 친구나 궁한 친척들은 힘을 헤아려서 돌보아 주어야 한다.”

 

 

 

 

 

 

'마음 수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편  (0) 2022.09.26
노안도 운보 김기창  (0) 2022.07.08
거짓이 사라지고 진실을 추구하는 2022년  (0) 2022.01.04
재난 지원금이나 방역지원금이나.  (0) 2021.11.10
헌법적 가치 : 자유  (0) 202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