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장성의 고산서원에서는 학계와 기관, 시민이 하나가 되어 노사 기정진 선생(1798-1879)의 학문과 문인들의 한말 의병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중요한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 모임은 정계와 학계의 원로이자 현 고산서원의 원장이신 박석무 선생의 제안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고산서원을 대표하여 노사 선생의 종손인 유당 기호중 선생, 오인균 도유사, 신형철 풍영계장 등 10여 명이 참석하였고, 장성군에서는 공영갑 장성문화원장과 고광춘 장성청년유도회장과 김채림, 조을아 고산서원 해설사 등이 참여하였으며, 학계에서는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호남평화인권사랑방 정의행 의장, 조성식 한국학호남진흥원 기획협력처장, 조선대 권수용 박사, 전남대 김봉곤 박사 등이 참석하였다.
모두 노사 기정진 선생이야말로 퇴계와 율곡 이래 논란이 되었던 주리, 주기론을 이일분수의 정교한 논리로 일거에 해결하였던 당대 최고의 학자이며, 그가 수립한 의리철학은 그의 문인들에게 계승되어 호남지역 의병을 일으킨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하고, 5월 1일 고산서원의 춘향제와 6월 1일 제5회 의병의 날(행정자치부 주관)이 의병의 고장 장성군에서 개최됨에 따라, 노사선생의 학문과 문인들의 의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결의하였다.
첫째, 노사학과 한말 의병운동을 연구, 홍보, 교육하는 노사학 선양회(가칭)를 조직한다. 선양회는 고산서원의 산하기관이었던 관선회, 풍영계 외에 새로 부설되는 노사학 연구소와 교육원(가칭)을 총괄한다.
둘째, 산하기관인 관선회는 매달 1회씩 광주향교에서 모임을 개최하여 노사 정신을 실천적으로 계승하며, 풍영계는 1년에 네 차례씩 모여 시문을 짓고 심신을 연마한다. 그리고 새로 신설되는 노사학연구소에서는 학술, 출판, 서원 보존대책 등 각종 노사관련 연구를 담당하며, 교육원에서는 청소년 및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 및 홍보,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한다.
셋째, 시급한 사업으로 노사학을 선양하기 위한 홈페이지와 고산서원 리플렛 제작, 1년에 2회 이상 회보 발행, 화장실 보수 등을 한다.
넷째, 6월 1일 전국 의병의 날을 맞이하여 성대하고 원만한 행사가 되도록 장성군을 비롯한 인근 시군과 적극 협력한다. 특히 전국 의병행사일 하루 전인 5월 31일에는 노사학의 근거지이자 호남의병의 발원지인 장성과 광주, 나주 일대를 순례한다. 당일 행사 경비는 장성군청의 지원을 받아 장성문화원에서 부담한다.
다섯째, 노사학 연구 및 교육, 고산서원 보존정비를 위해 박석무 고산서원 원장의 주도하에 중앙과 지방의 적극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한다.
이상과 같이 마련된 방안은 신형철 풍영계장의 선창에 따라 모두가 ‘생각에 사특함이 없는 사무사(思無邪)’의 정신과 ‘일에 공경하지 않음이 없는 무불경(無不敬)’의 자세로 반드시 관철하여 고산서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을 결의하였고, 마지막으로 공영갑 장성문화원장의 제의에 따라 서원의 사당을 참배하여 평생 의리를 주장하시고 실천하셨던 노사선생과 그 문인들의 거룩한 넋을 추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