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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다산을 다시 생각하면서...

 

 풀어 쓰는 다산 이야기    : 박석무

 

 

 오늘 나의 메일로 온 편지입니다.

 

 마음에 와닿아 올립니다. 한번  읽어 보세요

 

 

 

교만하여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


“비록 주공(周公)의 재질의 아름다움으로도 교만하고 반성에 인색하다면 기타 사람의 일이야 따져서 무얼 하겠나.”(雖以周公之才之美 驕且吝 其餘不足觀 : 『논어』, 泰伯) 공자(孔子)의 말씀을 인용하여 글을 지은 다산의 「매심재기(每心齋記)」를 읽어보면 인간이 해야 할 마음가짐과 생활의 태도가 어떤 것인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마음이 통하던 형제는 다산과 그의 중형(仲兄) 정약전이었습니다. 두 형제는 네 살 터울의 형과 아우였으나 비슷한 학문수준, 비슷한 개혁의지 등으로 정말로 친한 형제지기였습니다. 같은 시대에 문과에 급제하여 같은 임금 아래서 벼슬도 했으나 함께 서학(西學)을 연구했다는 이유로 일만 있으면 서교도(西敎徒), 곧 천주교도로 몰려 탄압을 받아야 했습니다.

1799년 영의정 채제공이 세상을 뜨고, 1800년 정조가 붕어하자 보호막을 잃은 형제는 고향인 소내로 낙향했습니다. 정약전은 자신의 서재를 「매심재」라 이름하고 다산은 「여유당」이라 이름해놓고 학문에 몰두하였습니다. 「매심재기」는 바로 형의 명에 의하여 다산이 지은 멋있는 글입니다. ‘매심(每心)’이란 ‘회(悔)’라는 글자를 풀어썼으니 ‘뉘우침[悔]’이라는 뜻이며 젊은 시절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살려는 뜻으로 서재 이름으로 지었다고 정약전이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산은 형과 자신의 인생관이자 삶의 태도를 나열하여 서재 이름을 풀이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형기(形氣)를 지녀 아무리 천재라도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기 때문에 성인(聖人)이냐 광인(狂人)이냐는 오직 뉘우칠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판가름이다”(人有是形氣 雖上智不能無過 其聖其狂 唯悔吝是爭)라고 결론을 내리고 후회하고 반성하는데 인색하면 어떤 천재나 성인도 끝장나고 만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인간의 약점을 제대로 판단한 것이 아닌가요.

요즘 나라꼴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엉망으로 잘못해놓고도 누구하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은 보이지 않네요. 선거에 지고 국방장관을 즉각 교체하는 부시는 그래도 반성할 줄이라도 아는 것 같아 부럽기만 합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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