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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시를 줍다.

 

 

 

詩와 그림의 만남
양성우 새 시화집에 서양화가 강연균 수채화 21점 곁들여
기사등록 : 2007-04-09 오후 8:00:35
시집 ‘겨울공화국’으로 잘 알려진 양성우(64·사진 왼쪽)씨와 서양화가 강연균(오른쪽)씨의 50여년 가까운 우정이 시화집으로 묶여 출간됐다.
양성우 시인이 ‘물고기 한 마리’ 이후 3년만에 ‘길에서 시를 줍다’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시인과 조선대 부속고등학교 동창생인 강연균 씨의 수채화 21점이 곁들여져 있다. 양 시인이 강씨에게 그림을 부탁해 빛을 본 시화집은 시와 그림이 두 사람의 오랜 우정 처럼 씨실과 날실로 짜여있다.
양 시인은 중앙여고 교사로 재직하던 1975년 유신독재를 비판하는 자작시 ‘겨울공화국’을 낭송했다가 파면된 뒤 지난 2005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복직 권고 결정을 받아냈지만 교단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양씨는 “사회적인 활동 때문에 현실 참여적인 시를 쓰는 줄 알고 있는 데, 사실 내 시의 기조는 서정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 시집의 주제도 ‘사랑’과 ‘마음’이다.
“오늘 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내 안에 넘치도록 가득 찬 너/네가 있으므로 나는 너무나도 행복하다/내가 네 안으로 모조리 부서지고/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구나.”(‘오늘 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부분)
그런가 하면 순수한 마음으로 민주화운동에 함께 뛰어들었던 인물들이 점점 초심을 잃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심경을 담은 작품들도 눈에 띈다.
“저녁 어스름이 깔린 청와대 앞길을 걷는다/드높은 담을 따라 나란히 선 큰 나무들이 을씨년스럽다/웬일인지 중심에 선 사람들이 세상을 흔드니, 기우는 나라에 이미 책을 읽고 글을 쓰는/사람들까지도 그 넋을 팔았느냐? (중략) 전혀 터무니없이 옳지 않은 것들 앞에서/목숨을 걸고 맞서던 젊은 옛사람들이 그립다.”(‘청와대 앞 길에서’ 부분)
양 시인은 “한 사람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의 힘은 내가 넘어질 때 애써 붙들어주고 쓰다듬어주는 커다란 힘이 됐다”며 “그 이름만 생각해도 가슴 뭉클한 눈물겨운 마음의 힘을 시집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랜덤하우스· 8천500원>
/윤영기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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