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사 운전해∼ 어서∼”…2006 올해의 유행어
![]() |
![]() |
“개그콘서트(KBS2)에서 신봉선이 했던 ‘짜증 지대루다!’라는 말 있잖아요. 대학생들 사이에서 굉장히 유행했어요. 올해는 정말 짜증나는 일이 많았잖아요. 집값도 그렇고, 경제도 안 풀리고…. 희망대로 되지 않는 현실, 제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에 대해 ‘이건 아니잖아’(SBS 웃찾사)라는 말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대학생들에게서 자주 들었던 ‘올해의 유행어’로 이 두 가지를 꼽았다. 주 교수는 “일상에서 자주 쓰인 유행어에는 곱씹어 볼 만한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 |
○ 여성 강세
![]() |
![]() |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말은 ‘된장녀’. 일부 젊은 여성이 경제력 있는 남자나 부모에게 의존하며 값비싼 명품과 수입 커피전문점에 열광하는 행태를 비꼰 유행어였다. MBC 개그야 ‘사모님’ 김미려의 “김 기사∼, 운전해∼ 어서∼”는 독특한 억양과 뉘앙스로 여러 CF와 시상식에서 인용됐다. 이 유행어는 고상한 척하는 ‘유한마담’의 무식을 폭로하는 후련함을 안겨 주었다.
MBC 주말극 ‘환상의 커플’에서 안나 조(한예슬)가 입버릇처럼 말한 “꼬라지 하고는…”은 말 한마디로 스스로를 추어올리는 ‘공주 놀이’의 대명사였다. 이 말은 제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이들에 대한 ‘똥침’으로 들리기도 했다. 특히 한예슬이 입술에 자장을 잔뜩 묻힌 채 “지나간 자장면은 돌아오지 않아!”라고 외친 말은 누리꾼 사이에서 널리 퍼졌다.
○ 비굴, 굴욕, 백수…
KBS2 개그콘서트의 ‘현대생활백수’에서 백수(고혜성)는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니”라며 청년실업 100만 시대를 꼬집었다. 오랜 백수 생활 끝에 뻔뻔해진 청년 실업자의 현실을 볼 수 있는 유행어였다.
‘비굴, 굴욕’이란 단어도 인터넷에서 유행했다. 독일 월드컵 중계석에서 차두리가 “제가 분데스리가 하위 팀에서 뛰다 보니” “저는 당시 후보여서 모르겠습니다”라고 구김살 없이 말한 게 ‘차두리의 굴욕’이란 제목으로 회자됐다. 인터넷에서 유행한 패러디 만화의 제목인 ‘조삼모사’도 유행어로 떠올랐다. 학교나 직장 생활에서 ‘비굴’한 주인공을 내세워 큰 공감을 얻은 것이다.
MBC 드라마 ‘주몽’에서 영포 왕자(원기준)가 내뱉었던 ‘한심한 놈’이라는 말도 유행했다. 능력도 없으면서 권력을 얻기 위해 비굴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영포 왕자는 ‘한심하지만 귀엽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 세태 풍자
중견 탤런트 나문희가 KBS2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부른 노래 “돌리고∼돌리고∼있을 때 잘혀, 그러니께 잘혀”는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일부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 등을 꼬집은 노래로 해석하기도 했다.
SBS 웃찾사의 ‘형님뉴스’는 “남자가 남자다워야 남자지∼,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는 세태를 풍자했다. KBS2 개그콘서트의 ‘범죄의 재구성’ 코너에서 황현희는 “조사하면 다 나와”라는 말로 비리 혐의자들을 긴장시켰고, ‘봉숭아학당’의 강유미는 “오늘도 뻔한 말씀 감사합니다. 가식적인 말씀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지룡 씨는 “올해는 개그 프로그램의 ‘마빡이’ ‘현대생활백수’ ‘명품남녀’ ‘사모님’ 등에서 변하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유행어를 만들어내 큰 공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세상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스신,2006 (0) | 2006.12.21 |
---|---|
식구가 뭐여.... (0) | 2006.12.21 |
비정규직 - 법 통과되다. (0) | 2006.12.01 |
글쓰기 ... (0) | 2006.11.30 |
[스크랩] "[대한민국 50대]<1>불안과 희망, 기로에 선 그들" (0) | 2006.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