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감상

풍월무진

김세곤 2006. 11. 16. 06:34

 

 

 

 

중국에서 봄꽃이라고 하면 복숭아꽃, 자두꽃, 배꽃, 앵두꽃 등이다. 그 중에서 꽃의 색이 진하고 열매가 크고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복숭아꽃이 대표격이다.

당나라 시인 왕유는 '전원락(田圓樂) 7수'의 제 6수에서 "붉은 복숭아꽃 간밤의 비를 머금고(桃紅復含宿雨)/ 푸른 버드나무에는 새삼 봄 안개가 서려있네(柳綠更對春煙)"라고 노래했고 이를 받아 송나라 소동파는 "버드나무 푸르고 꽃 붉은 것은 원래 천성 그대로(柳綠花紅眞面目)"라고 읊었다.

당시(唐詩)와 육조 시대의 소설을 전공한 일본 학자 마에노 나오아키(前野直彬.1920-1998)가 이처럼 중국 고전 속에 나오는 자연을 소개하고 일본의 고전과 세태를 접목시켜 해석한 글 24편을 엮은 책

 

 

 '풍월무진(風月無盡)'이 '천지가 다정하니 풍월은 끝이 없네'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나왔다.

 

 

 

마에노가 1961-1970년 잡지에 연재한 글을 묶어 1972년에 낸 원본이 절판됐다가 2002년 복간된 것을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윤철규 대표가 번역했다.

계간미술 기자, 중앙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중앙일보 문화부 미술전문기자로 활동하다 1999년 일본에 유학해 일본 회화사를 공부하고 지난해 말 귀국해 서울옥션의 대표를 맡았다.

글을 쓴 시기가 오래됐지만 동양 문화에서 공통적인 정서들이 담긴 중국 고전을 둘러앉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들려주는 듯한 글들이다.

학고재. 304쪽. 1만원.